마을숫자 보다 많은 사격장…이동주민 피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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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숫자 보다 많은 사격장…이동주민 피해 심각
  • 포천일보
  • 승인 2015.08.1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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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탄지에서 흐르는 계곡 중금속 오염 측정조차 해본 없어

포천시 이동면은 동양 최대 승진사격장과 원평사격장, 이동비행장 등 각종 군사시설과 민가가 공존하는 군사지역이다.

한국전쟁 이후 이동면 지역은 군 주둔지 역할은 물론 국내 최대 군사 훈련장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그 이면에는 60-80년까지 속칭 니나노(흔히 술집에서 젓가락 장단을 치면서 부르는 노랫가락이나 대중가요)와 다방이라는 기형적이고 독특한 군사문화를 탄생시킨 지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군 훈련과 주둔, 그리고 기형적인 문화는 80-90년대에 들어서면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군 주둔지 기형문화가 없어지면서 주민들도 군인에 의존하던 경제 패턴에서 관광 자영업과 농업 형태로 변화를 겪게 된다.

이동면 지역은 군 훈련장과 주둔지 역할을 시작한 지 60년이 흘렀다. 그럼에도 훈련장과 주둔지는 그대로 존재하고, 그로 인한 소음과 진동, 사격장에서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불발탄과 파편, 탁류 등은 여전히 주민들을 괴롭히는 요인들이다. 크게 변한 게 없다는 게 연곡리 김병현 이장의 증언이다. 김병현 이장은 59년 이동면 연곡리 출생으로 이동면에서 거주하면서 학창시절은 물론 현재도 이곳에 거주하는 토박이다.

김 이장은 “이동면은 20개 마을(里)이 있다. 그런데 아무도 생각지 않는 진기록이 이 곳에 있다. 그것은 군부대 소총사격장이 각 마을마다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20개 마을에 20개의 사격장이 있고, 이 곳에서 소총사격을 한다. 이 곳 주민들은 소총사격쯤은 소음으로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승진훈련장에서 행하는 탱크와 장갑차 혹은 전투기 사격 굉음에 너무 익숙해 졌다.”면서 지역 실정을 이야기 한다. 김 이장과 나눈 이야기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이동면은 어떤 지역인가?

이동면 주민들은 실향민들이 많고 군 출신자들이 많아 반공 국가관이 뚜렷하다. 이런 연유로 인해 60년간 사격장 피해를 당연시 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에 5군단과 8사단의 역할과 기무부대가 주민들의 反군부 여론을 무마시켜 왔다.

이동면은 승진사격장과 원평사격장, 이동비행장등이 있고, 각 마을마다 소총사격장이 있는 그야말로 군부대를 빼고는 할 말이 없는 지역이다. 마을 숫자보다 사격장 숫자가 많은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

-승진사격장에 대해 알고 있는 바를 이야기 해 달라

승진사격장은 그 면적만 하더라도 동양 최대다. 전차이동시 노곡2와 3리, 여우고개를 거친다. 이 곳을 자주 통제하다 보니 주민과 관광객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다. 또 도평4리는 자주포 사격으로 유리창이 깨지는 등 소음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격장에서 흘러내리는 탁류다. 승진사격장 빈둥산에서 흘러내린 탁류는 영평천에 고스란히 유입된다. 영평천 관광지 상인들의 몫이 된다. 게다가 피탄지에서 납과 카드늄 등 장암3리와 도평3리 계곡을 타고 흘러내려 중금속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검사조차 해 본 적이 없다.

이제는 과거 보병 위주의 편제가 아니라 장갑차나 탱크 등 기계화 부대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과거 승진사격장 주변 일부 주민들을 1차 이주시켰다. 기계화 부대로 변경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는 지 주민이주가 일부에 그쳤다. 근본적으로 이주는 사격장 인근지역과 도평3리까지 했어야 한다.

- 이동비행장으로 인한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이동초등학교와 도로를 둔 지역에 위치한 비행장이다. 과거에는 소형 헬기장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형 헬기 활용장으로 변했다. 그만큼 헬기 이착륙시 소음이 커졌고, 농경지 바람피해와 소음 등 주민피해도 증가했다. 비행장과 인접한 이동초등학교는 이착륙할 때 수업이 불가능하다. 이동비행장 소음 때문에 이곳 군인들은 자녀들을 이동초로 진학시키지 않고 일동초로 보낸다.

-軍과 관련하여 바라는 바가 있다면?

군부대 편제가 기계화되면서 군 훈련장이나 사격장이 많이 비어있다. 그러다 보니 야생동물과 돼지풀 등으로 농경지 피해가 커진다. 군단내에 포천시유지가 6-7만평이나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만큼 이들 공지 주둔지에 주민편의시설이나 군인을 위한 시설 혹은 야구장과 같은 체육시설을 유치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그리고 주민피해를 줄일 수 없다면 차라리 이동면 전체를 5군단화 해 달라는 것이다. 주민들에게 군부대 일을 시키고 월급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이동면 주민들은 통합화력 시범훈련이 실시되는 오는 8월28일 봉화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 시위는 영평승진사격장대책위원회와 함께 영북과 영중, 창수면 주민이 함께 참여하여 각 목장에서 볏집을 태워 공중으로 연기를 피어오르게 한다는 것이다. 통합화력 시범훈련 참관을 위해 헬기로 승진훈련장을 찾는 정부 고위층 인사에 알리기 위한 방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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