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논쟁의 그늘] “이게 나라다운 나라냐” 아귀다툼 대한민국
상태바
[이념논쟁의 그늘] “이게 나라다운 나라냐” 아귀다툼 대한민국
  • 포천일보
  • 승인 2020.07.13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승완 포천일보 대표
하승완 포천일보 대표

대한민국은 아직도 이념논쟁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그 같은 웅덩이에서 빠져나오질 못할 것 같기도 하다.

지난주 잇따라 작고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백선엽 장군의 죽음을 놓고 조문전쟁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피해자가 박원순 시장에게 4년간 위력에 의한 성추행을 당했다고 대리 기자 회견마저 연 상태다. 끝없는 논쟁거리가 될 것 같다.

그렇다고 명백하게 실체를 밝힐 수도 없다. 경찰은 이미 사자(죽은자)에게는 공소권이 없다며 수사를 종결했기 때문이다. 피의자가 없는 상태에서 실체적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유대인계 영국인 유발 하라리가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밝힌 것처럼 인간 자체가 살인자의 후예의 피를 물려받아 상대를 그토록 죽이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실체 여부를 따져보지도 않고 뒷담화(허구)에 기초한 신념, 즉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내고, 그걸 세력화해서 상대방을 제거하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민국은 권력층은 물론 국민들까지도 이념논쟁이라는 수렁에 빠진 모양새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국민, 대학졸업자가 7-80%인 나라, 그래서 대졸 실업자만 양산하는 나라, 권력을 잡기 위한 거라면 못할 게 없는 사회. 이게 나라다운 나라인가?

존재하지 않은 허구를 신념으로 만들지 않았는지, 혹은 믿음 자체가 잘못된 정보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았는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진실은 없고 서로가 못잡아 먹어 안달하고 있을 뿐이다. 70년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고도 2020년 대한민국 사회가 또 다시 짓인가?

국민간 이념논쟁 아귀다툼의 배경에는 아마도 권력층이 만들어 낸 가설이 크게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설을 진실인 양 혹은 왜곡한 채 아무런 여과 없이 쏟아내는 정보 언론매체, 그걸 퍼나르기 하는 것도 부족해 거짓 해설까지 덧붙어진다.

대한민국 사회가 해방 직후 좌우 이념대립 사회로 회귀하는 것 같다. 지난날 정보를 철저히 통제하던 군사독재 시절에는 감히 상상조차 못 할 일이었다. 진보에 권력을 빼앗긴 보수, 정보 통제를 포기한 진보정권, 세계에서 가장 보편화 된 스마트폰 보급이 가져다 준 결과물이다. 국민 서로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 진 허구를 진실이라는 신념에 빠져 그 감정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형상이다.

국민과 대한민국 사회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소모적인 논쟁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권력을 쟁취하는데 말이다.

하지만 거시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혼돈의 대한민국 사회를 전 세계가 어떤 시각에서 보고 있을지를 말이다. 해양 군사 대국화에 나선 중국, 세계 경찰을 자처하면서도 자국 이익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다는 미국, 호시탐탐 한반도 침략 기회를 엿보는 일본.

세계 상황은 대한민국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때로는 동맹국이라고도 안심시키고, 때로는 경제 먹이감으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은 아귀다툼만 하고 있을 것인가?

진실을 찾겠다는 건 바람직하다. 하지만 진실 공방 때문에 수렁에 빠지는 우를 범해선 나라가 위태롭다. 한말 조선은 개방 여부를 놓고 다툼을 벌이다 일제의 식민지가 됐고, 해방 직후에는 좌우이념 대립이 동족상잔의 비극을 불러왔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일이 왜 발생했는지, 제도적 개선책이 뭔지도 고민해야 한다. 그 원인이 권력층에 주어진 힘이 문제라는 헌법 개정을 포함한 제도개선을 먼저 논의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