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 판결에 따라 이재명 경기지사가 기사회생했다. 비록 파기환송심 판결이 남아 있긴 하지만, 사법적 족쇄에서 벗어났다. 이제 대선 행보에 거칠 게 없어진 모양새다.
‘공정한 세상’을 외쳐온 이재명 지사는 ‘사이다 정치’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경기도에서 불공정한 세상에 맞서 기회균등이라는 적극적인 정치실험을 해 왔다. 신천지 시설에 대한 강제조사로 국민적 이목을 집중시켰고, 재난기본소득 선제 지급으로 코로나 정국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부동산 문제 해결방안으로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시행해 기본소득토지세의 부동산투기억제와 복지확대, 불평등 원화, 경제 활성화 효과를 직접 증명해 보이겠다고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각종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민주당 의원에 이어 부동의 2위로 올라 차기 대선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지사의 가장 큰 강점은 경기도민의 법 감정을 도정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법하천 정비사업에서, 코로나 정국의 신천지 강제조사 현장에서 그가 보여준 건 국민은 평등하고, 기회 역시 평등하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민이 찬사를 보낸 이유가 됐고, 이를 지켜본 국민 지지하는 이유다. 이는 여론이라는 이유로 우유부단한 면모를 보여준 문재인 정부와 비교되기도 한다.
문 정부가 모든 분야에서의 통제의 문을 활짝 연 결과가 거짓과 비방이 난무하는 혼란을 야기시켰다. 보수 기득권 세력에게는 개혁 저지의 확신을 심어줬고, 국민에게는 거짓 정보를 진실로 오인, 개혁을 반발하도록 만들었다. 기득권 세력은 사사건건 개혁 절대불가 입장을 쏟아 냈고, 대다수 언론들은 사실인 양 받아쓰기에 급급했다. 자유라는 이유로 뭐든 해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현재 대한민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의 시기다. 뼈 빠지게 일해도 집 한 채 못 사는 나라, 아파트 투기로 거부가 된 부자, 좌우 정치이념 전쟁에 빠진 국민, 대졸 실업자 7-80%을 양산하는 사회. 이게 정말 2020년 대한민국 현실이다.
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이 사회를 이토록 병들게 만들어 버렸을까? 경제성장을 위한답시고 공정하지 못했던 과거 개발독재 경제정책이 가져다 준 압축성장의 병든 단면이다. 경제성장으로 배는 채웠지만, 서로가 원망하고 불만 가득한 사회가 됐다는 것이다.
정치는 공정한 사회, 공정한 경쟁이 기본 전제되어야 한다. 이게 헌법적 가치이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방법이다. 이 시대를 통찰하는 시각이 되어야 함은 당연한 귀결이다.
대한민국은 누구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 경쟁은 탈법과 불법은 허용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영혼까지 팔아가며 돈 벌고 출세하고자 하는 이들이 없어진다. 대한민국 사회가 꼭 가야 할 길이고, 갈 수 밖에 없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은 아마도 공정사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