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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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 포천일보
  • 승인 2020.11.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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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식 신읍동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대표
양호식 신읍동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대표

로마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격언이 있다.

세계는 로마로 통한다는 이야기가 만들어질 정도로 방대하고 정교한 도로망을 구축했고, 공공시설, 상하수도, 원형극장, 도서관, 학교, 분수대, 창고 등 행정과 시민생활의 요소들을 만들어냈다.

계획도시 로마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오랜 시간을 소요했고, 멋진 조감도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추진을 하였다. 그 중심에는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천하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로마는 사람이 장기간에 걸쳐서 고안하고 조감도를 만들고 실행하면서 이루어졌다. 로마라는 도시는 단박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서서히 만들어졌다.

신읍동 도시재생도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
신설도시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도시재생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도시재생은 활력이 감퇴하고 매력이 없어지는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매력을 회복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신읍동의 많은 주민들은 국토부 뉴딜사업선정으로 도시가 단박에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펼쳤다. 이런 기대는 조급함을 야기했고, 1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도시를 보면서 실망감을 표출하는 주민도 있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신읍동 도시재생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신읍동 도시재생은 긴 호흡과 인내심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와 포천시가 관심을 가지고 마중물사업을 마련해 주었으므로 이를 기초로 꾸준히 노력하면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신읍동 도시재생의 중심에는 역시 주민이 있다.
도시재생에는 주민의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주민이 변하지 않고 향상되지 않으면 도시재생은 요원하다. 주민이 어떠한 자세로 변해야 하고, 어떤 역할을 하여야 하는지 깊이 고민할 과제이다. 먼저 생각하는 주민을 필요로 한다. 세상만사가 사람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하므로, 마음의 움직임인 생각이 있어야 도시재생도 잘 될 수 있다. 신읍동의 현재 모습을 생각하고, 현재의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구상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생각의 씨앗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생각을 깊고, 넓고, 높게 하는 가운데 시민이 성숙하고 도시재생도 발전하게 된다. 생각의 깊이, 넓이와 고도를 높이면 철학하는 시민, 철학하는 도시로 변모될 것이다.

도시가 하루아침에 변화할 수 없듯이 주민도 하루아침에 나아질 수 없다.
자연(自然)이 점진적으로 서서히 단계를 밟아서 변화하듯이 주민들도 매일 새로워지려는 노력을 하면 좋은 성과가 도래한다. 일신일진(日新日進)이다. 날마다 새로워지면 날마다 나아가게 된다. 변화를 맞이하려는 주민들은 상당한 인내심과 기다림을 실천해야 한다. 채근담에 ‘승거목단 수적천석(繩鋸木斷 水滴穿石 먹줄에 쓸려 나무가 잘라지고 물방울이 돌에 떨어져 구멍이 뚫린다)’이라고 적었듯이 날마다 작은 노력을 반복하면 먹줄이 나무를 자르고 물이 돌을 뚫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게 된다. 새로워지려는 노력과 반복적인 노력이 결국 꿈꾸는 도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신읍동 도시재생 주민협의체에서는 주민의 관심도를 높이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 방법의 하나로 한 달에 책 한 권 이상 읽기와 시 한 편 낭송하기를 실천하고 있다. 주민이 변하지 않으면 매력적인 도시를 회복할 수 없으므로 절박한 심정으로 책읽기와 시낭송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왕안석의 권학문(勸學文)에 ‘빈자인서부(貧者因書富) 부자인서귀(富者因書貴)’라는 글귀가 있다. 가난한 사람은 독서로 부자가 되고, 부자는 독서로 귀인(貴人)이 된다고 한다. 독서로 경제적으로 부유해지고, 독서로 품격 있는 고귀한 사람이 될 수 있으므로 신읍동 도시재생은 독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도시재생은 결국 사람다운 사람, 사람다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므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문학적 노력을 지속하여야 한다. 생각하는 주민, 날마다 새로워지고 나아지는 주민, 독서하는 주민이 도시재생을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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