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천보산맥 등산로에서 본 포천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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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 천보산맥 등산로에서 본 포천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은
  • 포천일보
  • 승인 2021.04.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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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는 천보산맥과 한북정맥을 중심으로 형성된 분지 형세를 이루고 있다. 평소 이 두 산맥을 등산하고 싶었다.

4월 18일 일요일 오전 지인 3명과 함께 천보산맥을 등산하기로 하고, 138번 버스로 이동해 축개고개 정류장에 내렸다. 반갑게 맞아 준 일생과 인사를 나누고 천보산 등산로 찾기에 나섰지만, 초행이라 등산로 찾는데 조금은 애를 먹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천보산맥 등산로에 올랐다. 포천시와 양주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포천 초입은 높고 호리병 모양으로, 송우리 방향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세다. 반면 양주는 남쪽을 향해 넓게 펼쳐져 있다.

축석고개 소흘IC 부근
축석고개 소흘IC 부근

 

말로만 들어왔던 포천의 물길이 국도 43호선을 타고 북쪽으로 흐른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축석고개에서 소흘읍과 포천동, 신북면을 거쳐 형성된 하천의 모습이 떠오른다. 반면 의정부 중랑천과 남양주 왕숙천은 남쪽으로 향하고, 양주와 동두천은 서쪽으로 물이 흐른다.

천보산맥은 포천시와 의정부시, 양주시, 동두천시까지 이어지는 산맥이다. 동쪽으로는 포천시가, 서쪽으로는 양주시가, 남쪽으로는 의정부시, 북쪽으로는 동두천시가 자리잡고 있다. 산맥 전체가 높지 않다. 산은 축석령-어하고개(원바위)-육각정-회암령(투바위)-천보산-왕방산으로 이어져 있다.

 

등산로를 타고 천보산으로 향하는 곳곳에 군사용 벙커와 軍 진지가 유독 많다. 6.25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있었음을 알려준다. 전쟁 이후에는 군작전상 필요에 의해 설치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이런 연유에서일까? 포천지역 곳곳에는 주둔군 시설과 탄약고 등 유독 군사시설이 많다. 한국 현대사에서 군사도시로서 포천을 실감케 한다.

봄날 풍경에 취하고 포천과 양주 시가지를 바라보며 발걸음은 어하고개(원바위)에 다다른다. 내내 포천과 양주의 현재 모습이 자꾸만 비교되는 건 아마도 내가 포천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등산로에서 바라본 포천은 공장과 주택이 혼재되어 있다. 파란색과 주황색 지붕은 공장이고, 그렇지 않은 곳은 주택이다. 반면 양주는 빽빽한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어 있다.

높은 지형 때문에 제대로 된 도시형성이 어려웠을 것이라고도 생각해 보지만, 과거 포천 위정자들의 관심과 행태가 현재 포천의 모습을 만들었다는 건 나만의 엉뚱한 망상일까? 반문도 해 본다.

천보산에서 바라본 포천 송우리 시가지
천보산에서 바라본 포천 송우리 시가지
등산로에서 바라본 양주 옥정동 시가지
등산로에서 바라본 양주 옥정동 시가지

 

어하고개(원바위)를 지나자 포천 송우리의 아파트 단지가 시야에 들어오고, 시원하게 펼쳐진 포천민자고속도로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원바위와 투바위 명칭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작전상 편의상 지칭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원바위를 원와이(1Y), 투바위를 투와이(2Y)라고 했다는 한다.

다시 회암령(투바위) 고개를 넘어 천보산을 향해 걷는다. 천보산 정상에서 다시 포천과 양주 시가지를 내려다 본다. 양주 쪽으로는 무학대사로 널리 알려진 회암사와 옥정신도시가 보이고, 포천으로는 송우 아파트 단지가 내려다 보인다. 천보산은 과거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였나 보다. 곳곳에 고구려의 보루군 5개이 있었다는 표지판이 서 있다.

 

천보산 육각정에 도착하니, 송우리 주민들이 꽤 보인다. 일요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운동 삼아 온 것 같다. 낮익은 분들과 반갑게 나눴다. 일행이 가져온 김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며, 이런 저런 이야기 꽃을 피운다.

능선을 따라 펼쳐진 그리 힘들지 않은 숲길은 시원한 청량감을 준다. 다만 천보산 정상에 오르는 바위길이 잠깐 동안 힘들게 할 뿐이다. 해발 423M의 천보산 정상에 올라 시가지를 내려다 보고 천보산휴양림으로 하산했다. 시원한 막걸리 한잔이 그만이다.

일행은 못다한 왕방산 정산까지 등산을 하기로 하고 25일 일요일 다시 만났다. 이번에 오전 8시 천보산휴양림에서 시작, 해룡산 MTB와 오지재, 왕방산 정상을 향한 길이다.

 

해룡산 MTB 7Km는 약간 경사진 그리 힘들지 않은 임도다. 얼마간을 걸었을까? 오지개 고개에 도착한 후 잠시 쉬고 나서, 동두천과 포천 등산객이 왕방산을 향해 오른다. 왕방산을 향한 시작점은 꽤 힘든 코스다. 군대 군대 설치된 전망대는 지친 등산객에게 시원함을 선물한다. 이곳 전망대에서는 멀리 도봉산과 롯데 타워가 희미하게 보인다. 또한 포천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목적지 왕방산 정상에 도착했다. 축석고개 등산로에서 왕방산 정상에 이르는 거리는 총 34km 정도다. 오르고 내리막 등산로 길에서 포천과 양주의 어럼푸시나마 포천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본 것 같다.

 

막 피어난 연두색 나뭇잎과 어울려 상쾌함을 선물한다. 하늘도 맑고, 나뭇잎도 푸르니 이 어찌 즐겁지 아니하겠나 하는 생각이다. 천년고찰 왕산사 약수물로 갈증을 달랜다. 부처님 오신날이 얼마 남지 않았나 보다. 사찰 경내에서 연등이 설치되어 있다.

부처님 자비가 포천시민은 물론 모든 이들의 평화가 온누리에 가득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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