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탈래요” 반복되는 버스 불친절 포천시 대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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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탈래요” 반복되는 버스 불친절 포천시 대책 없나?
  • 포천일보
  • 승인 2023.02.0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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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난폭운전에 배차 간격도 제각각…불편 신고 민원만 600건
매년 50억 지원에도 고질병…포천시 행정지도 하나 마나

“친절한 기사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사분도 많은 것 같아요. 출퇴근 시간 난폭운전에 화가 많이 납니다.”

최강 한파가 닥친 1월 26일 오전 소흘읍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30대 여성 이모씨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가진 기자와의 대화에서 이 같은 불편을 토로했다.

이씨가 버스에 오르면서 버스 기사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그는 묵무부답 앞만 쳐다보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 히터나 전기식 난방 의자가 설치되고 버스 내에는 와이파이와 휴대폰 고속 충전기가 설치되는 등 버스 시스템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지만, 고질적인 불친절 서비스는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이날 기자가 휴대폰으로 확인한 한 버스의 배차 간격은 제각각이었다. 바로 타려다 눈앞에서 놓친 버스와 그 전 버스와의 간격은 정류장이 2~3곳인 반면 기다리고 있는 다음 버스는 정류장이 10곳 이상 남아 있었다.

기자가 한참을 기다려 오른 버스의 상황도 앞서 만난 이씨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당 버스가 황색 신호인데도 무리하게 교차로를 지나가는가 하면 손을 흔드는 사람이 없자 정류장을 바로 지나치기도 했다.

승객들이 탑승해 앉지도 않았는데 출발하고, 운행 중 내리기 위해 움직이는 데도 버스 기사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버스 기사는 운전 중에 휴대폰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다른 사람과 통화를 하기까지 했다.

이 같은 상황에 시민들의 불친절 신고는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시청 홈페이지 및 유선전화 등에 접수된 포천지역 버스 불편 관련 민원은 약 600건에 달했다.

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 버스 회사 유선전화 등에 직접 접수된 신고까지 합하면 포천지역의 버스 불친절 관련 민원은 해마다 약 700건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여진다.

경기도 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도 각 지역마다 적게는 수십여개에서 많게는 수백여개의 불친절 신고 게시물이 매달 게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블로그 등 SNS상에서도 포천지역 버스 불편에 대한 게시글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경기도 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의 경우에는 올해 1월이 채 다 지나가지 않았는데도 포천지역 버스 불친절에 대한 신고 게시물이 벌써 여러 개나 달려 있다. 확인 후 문책하겠다는 관계자 답변이 달려 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은 승객들의 안전에도 크게 위협이 된다. 실제 버스 기사의 난폭운전으로 인해 넘어져 꼬리뼈를 다쳤다고 주장하는 게시글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 누리꾼은 “지난해 방지턱을 너무 세게 넘어서 꼬리뼈를 다치는 일도 있었다”면서 “퇴근도 퇴근이지만 너무 기분 나빴다”고 적었다.

SNS상에는 특정 버스회사를 대상으로 한 게시글도 눈에 띈다. ’OO버스 난폭운전과 불친절이 좀 있는 회사라 그다지 좋게 보지 않는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그렇지만 버스 기사들도 할 말은 많아 보인다. 복수의 버스 기사들은 무리한 배차시간 등에 쫓겨 피로도가 높고, 어쩔 수 없이 난폭운전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SNS에 게시된 버스 불친절 관련 게시물을 살펴보면 노선이 짧고, 정류장이 적은 광역버스 보다는 노선이 길고, 정류장이 광역버스에 비해 더 많은 좌석버스나 시내버스에서 주로 불친절 관련 민원이 더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제5대 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에서 '버스운행 시간대를 분석하고, 버스회사와의 간담회 등을 활용해 버스민원 해결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해당 주무부서인 교통행정과에 주문까지 했지만 현재까지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는 해마다 수십억 원의 보조금을 버스회사에 지급하고 있다. 시에 의하면 시는 매해 포천지역 버스회사 3곳에 약 50억여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버스 노선 등의 운영 적자를 보전해주기 위해서인데 이 보조금은 해마다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늘어나는 버스회사 지원 예산에 비해 친절도 등 버스운행 서비스는 시민들의 기대에 못 미쳐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시와 버스회사가 서비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지하철 7호선 완공 시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만난 이씨는 “(버스 서비스 개선이 되지 않고) 지하철이 완공되면 지하철을 이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그 내용을 버스회사에 전달하는 등 행정지도를 통해 개선하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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