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포천의 미래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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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포천의 미래가 두렵다
  • 포천일보
  • 승인 2023.03.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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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래(대진대학교 행정정보학과 교수)
김종래(대진대학교 행정정보학과 교수)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로 대한민국이 화려한 비상을 하던 해에 나는 대진대학교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만 20년 전이다.

그동안 포천을 지켜보면서 포천의 미래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의 말미에서 나는 두려운 마음이 앞서곤 했다. 포천을 연구하고 포천 사람들과 같이 배우고 포천지역의 발전을 토론하면서 두려움을 느꼈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크게 두 가지 정도를 떠올리게 된다.

첫째는 포천의 과거와 현재를 볼 때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나는 포천시의 자문위원이나 연구위원으로 활동하였고, 시민단체 활동이나 학습마을 만들기 등에도 참여해왔다. 이런 과정에서 포천의 희망적인 면모도 많이 보았지만, 반면에 걱정과 우려도 적지 않았다. 경제적 불확실성, 시민단체의 활력 저하, 인구 감소와 농촌소멸의 위기, 그리고 공동체의 갈등이나 분열 등 다양한 문제에서 해결에 대한 희망이 잘 보이지 않았다. 특히 포천지역의 인구 감소 추세를 보면 농촌소멸이라는 미래는 피하기 어려운 국면이기도 하다.

둘째는 포천의 바람직한 미래보다는 개연적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아직은 더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개연적 미래(plausible future)는 우리의 노력이 미미하거나 실패하였을 경우 직면하게 될 확률이 높은 그런 피하고 싶은 미래를 의미한다. 반면에 바람직한 미래(desirable future)는 우리가 소망하는 미래이고 우리의 노력이 의도한 바대로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줄 때 나타나는 미래를 의미한다.
지역사회가 개연적 미래를 극복하고 바람직한 미래를 성취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는 미래에 대한 공통의 비전, 지역사회 내 상호 협력, 그리고 지역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하려는 공동의 지혜를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들을 하나씩 짚어보면서 포천을 생각하면 여전히 걱정스럽다.

미래는 두려운 시간이다. 알 수 없는 불안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포천의 미래가 두렵다고 하여도 걱정만 할 일은 아니다. 극복하면 되는 것이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작은 발걸음으로 공동체 학습문화의 제도화를 제안하고 싶다. 학습은 중장기적인 안목과 추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역주민의 자발적 학습 참여와 연대, 그리고 정책적 지원방안이 구체화되어야 하며, 그런 점에서 2023년 포천의 인문도시전략이 반가운 이유이기도 하다. 인문도시 포천을 통해 바람직한 미래에 대한 희망이 활활 타오르기 바라며, 더 이상 미래가 두렵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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