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임대 일동 양곡창고 활용 “이렇게 해서야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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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임대 일동 양곡창고 활용 “이렇게 해서야 되겠나”
  • 포천일보
  • 승인 2023.03.22 17: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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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엔 수도권 최대 관광지 즐비 주민 기대와 달리 市 소극적 대처
옛 정취 살리면 명품 체험 관광지 될 듯
대규모 투자 체계적 개발 아니면 포기해야

 

산정호수, 백운계곡, 도마치계곡, 일동 청계산, 운악산 등 수도권 최대 관광지가 밀집한 포천시 일동 시내 초입에는 일동농협 옛 양곡창고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70년대 우리 지역의 근대산업 유산이지만, 그 기능을 상실한 채 흉물로 방치된 것처럼 보인다.
희뿌연 건물 벽에 쓰인 농협이라는 글씨는 7-80년대를 지내 온 사람들에게는 어쩐지 정겹게 다가온다. 건물 외벽만 봐도 어렵지 않게 양곡창고였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2004년 추곡수매제도 폐지되면서 양곡창고 기능을 상실한 지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건물이 너무 아깝다는 얘기가 흘러나왔고, 유익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기 시작됐다.
주민들은 옛 양곡창고를 개조한 담양군의 담빛예술창고나 완주군 삼례문화예술촌, 당진군의 면천창고처럼 일동농협 양곡창고의 대변신을 기대하고 있다.

일동농협 옛 양곡창고는 부지 1400여 평에 창고 4동, 넓은 공간이 있다. 건물은 허름하지만, 넓은 공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양곡창고 건물이다 보니 천장이 꽤 높다. 텅 빈 건물 내부는 어쩌면 평화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담양군이나 완주군이 양곡창고를 그곳의 명물로 탄생시켰던 것처럼 현대 감각에 맞춰 문화와 관광을 접목한다면 주민에게 최고의 힐링공간으로서, 관광객에게는 옛 정취를 느끼는 체험 관광지로 역할이 기대된다.

포천시가 일동농협 양곡창고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긴 하다. 일동농협과 상생협약을 맺고 10년간 무상임대를 받았다. 청년이 아이디어를 내고, 활용 방안을 설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위탁업체로 일이화(일동, 이동, 화현) 청년상단을 선정하고 정부와 경기도 공모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일이화청년상단은 매주 화요일 정기회의를 거쳐 양곡창고 활용 아이템을 논의하는 한편 지역혁신을 이끌어 낼 선진지 견학도 했다. 또한 지역주민과 포천 인사를 초청해 사업설명회 등을 개최해 양곡창고 재생사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포천시에는 청년지원 사업으로 ▲풍부한 포천의 먹거리 활용 청년로컬푸드 크리에이터 양성 배움꿈터 ▲배움꿈터 수료생이 매장을 운영하는 부자꿈터 ▲직업장인과 청년이 만나는 직업꿈터 체험 ▲제2의 BTS를 꿈꾸는 청소년 문화예술창작공간인 문예꿈터 등 4개 테마 추진 방향을 설정했다.

2021년에는 일부 성과를 내기도 했다. 경기도 유휴공간 문화재생 공모에 선정, 5억과 시비 등을 들여 한 개 동 건축물 보강 등을 했다. 이어 행안부 청년만들기 공모와 경기도 청년푸드창업 허브 공모에 참여했고, 프리마켓 운영하는 등의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양곡창고 활용 수준은 아직 미미하다. 게다가 코로나19와 성과 부진 그리고 포천시의 관심 부족으로 시들해진 모양새다.

김계경 일이화청년상단 단장은 종합적인 양곡창고 활용방안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주민들이 모여 각종 아이템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명물 만들기에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문화 혜택을 누리지 못한 청소년,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을 바라보면 늘 마음이 아팠다”며 “양곡창고를 활용해 얼마든지 청년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동농협 옛 양곡창고 주변 일대에는 수도권 최고 관광지가 많다. 주말과 휴일이면 수만 명의 관광객이 산정호수와 백운계곡, 도마치계곡, 청계산, 운악산 등을 찾는다. 입지 조건으로는 이만한 곳을 찾을 수 없다. 양곡창고를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체험할 수 있는 아이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서울과 수도권 최고의 명물로 역할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지역경제 유발효과 역시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최고의 명물이 되기 위해선 전제 조건이 실현되어야 한다. 포천시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양곡창고 용지 매입이나, 30년 이상 임대 등 긴 안목에서의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뜻이다. 10년 무상 임대를 했지만 3년이 흐른 상황에서 활용 가능 기간은 7년밖에 남지 않았다. 큰 결실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이와 함께 체계적 활용을 위해선 학술종합용역에 따른 참신한 아이템 개발이 전제되어야 한다. 공모사업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연제창 포천시의회 부의장 역시 “포천시가 양곡창고를 매입하는 등의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고, 프로그램 개발 또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포천미디어센터를 예로 들며 그는 “리모델링 예산만 30억 이상 투자했지만, 합리적인 지출이냐?”고 반문하고 “아무리 좋은 사업도 지속해 관리하고, 포천시가 투자를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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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미경 2023-03-22 20:28:55
그냥 농협장례식장이나 카페같은걸로 활용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