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돼지우리 태국인 사망 우리 과거를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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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돼지우리 태국인 사망 우리 과거를 돌아보라
  • 포천일보
  • 승인 2023.03.2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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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드림을 찾아 한국에 입국해 10년 동안 돼지우리에서 살다가 숨진 채 야산에 버려진 60대 태국인 근로자 사연이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에는 캄보디아인 속헹씨가 한겨울 한파에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지는 등 외국인 근로자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며 야단법석 수많은 대책을 쏟아 냈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 생활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책에 따른 현장점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돼지농장에서 일하던 태국인이 생활하던 곳은 돈사와 붙어있는 가로 2m, 세로 3m의 공간이다. 게다가 악취로 인해 숨쉬기조차 힘들었다고 한다. 난방시설도 없었고, 곰팡이가 가득했다.

한국 체류 외국인 200만 명, 포천시에도 등록 외국인만 1만3295명이다. 불법 체류 외국인까지 더하면, 포천시 체류 외국인은 아마도 2만 명을 넘어설 것이다. 14만 7천 명의 포천시 인구 대비 대략 13%에 해당하고,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농촌과 제조업체, 건설 현장 등 소위 말하는 기피 3 업종은 외국인 근로자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한국경제에서 외국인 근로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게다가 출산율 저하로 소멸 위기에 놓여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포천시도 인구소멸위기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외국인은 이방인이 아닌 우리 이웃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열악한 생활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파에 견디기 힘든 컨테이너와 비닐하우스 숙소 등에서 거주한다. 불법 체류자 신분의 외국인 생활은 더 가혹하다. 언어 소통이 어렵고 신분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악용한 폭언에 임금체불 등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과거 돈을 벌기 위해 광부로 간호사로, 중동 건설 현장에서 일했던 형님, 누나, 삼촌을 생각해 보라. 해외 각지에서 부당한 대우와 차별에 얼마나 피눈물을 흘렸는지…

외국인 근로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실현의 거창한 말보다 평범한 우리 이웃으로 받아들이려는 인식 전환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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