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자체가 인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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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자체가 인문이다
  • 포천일보
  • 승인 2023.04.0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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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식 전 포천미래포럼 회장
양호식 전 포천미래포럼 회장

포천시는 품격 있는 인문도시를 시정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사람에게 인격(人格)이 있듯이 도시에도 시격(市格)이 있다.

인문도시는 도시의 품격(品格)을 최고도로 높여주는 방법이다. 품격 있는 인문도시는 더 큰 포천 더 큰 행복을 이루기 위한 기초이자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인문도시 구현을 통해 성장과 행복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문도시는 인간다운 사람들이 살면서 만들어가는 도시이다. 인문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인문학적 소양을 익히고 생활 중에 실천한다. 인문도시는 인문학적 소양이 모든 활동의 원천이 되는 도시이다.

시민마다 도시마다 여러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교육할 수 있는 교육도시, 흥과 신바람과 감동이 넘치는 문화예술도시, 누구나 소질에 맞는 일을 찾아서 일하는 것을 즐기는 경제도시, 좋아하는 일을 심화시켜 기술이 고도화된 산업도시, 심신이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체육도시, 볼거리, 즐길 거리, 쉴 거리와 먹거리가 즐비한 관광휴양도시, 창의력과 상상력이 빚어낸 혁신도시, 분야별 테마별 박물관이 넘치는 박물관도시, 시민마다 독서의 즐거움을 누리는 책 읽는 도시, 자연과 환경을 보존하는 환경도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도시를 꿈꾸고 있다.

이러한 도시들이 아웃풋(산출)에 해당된다면 인풋(투입)에 해당하는 도시가 분명히 있어야 하고 실제로 존재한다. 그 도시가 바로 인문도시이다. 즉 인문도시는 모든 도시의 기초이고, 모든 도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 왜 인문도시가 모든 도시의 기초일까.

인문도시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존재의식을 갖는다. 내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 바로 부모와 연계된 의식을 갖고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형제자매를 느낀다. 이것이 효제(孝弟효도와 우애)라고 한다. 혈연적 관계를 넘어서 인류애로 확장된다. 존재의식에는 존재 자체에 대한 감사와 기쁨이 함께 한다.

존재의식은 세상의 주인으로서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주체적이고 독립적 존재로서 자신을 인식하면 주인의식이 형성된다. 주인의식은 모든 것이 자신에게서 비롯되고 해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말미암는다는 의식을 가지면 타인을 원망하지 않고 하늘을 탓하지 않는다. 내 탓이라는 의식은 스스로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존재의 기쁨은 존재의 성장과 확장으로 연결된다. 성장은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느끼고 익히는 과정이다. 이것을 학습과 수련이라고 한다. 학습은 사람됨을 만들고 키우는 과정이다. 학습은 존재의 기쁨이 확장되는 과정이므로 공자께서 첫 번째 즐거움으로 표현하였다.

학습은 보고 듣고 말하고 질문하고 토론하고 체험하는 과정이므로 오감이 작동한다. 학습은 체험의 상당부분을 책을 통하여 습득한다. 독서는 세상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표현한다. 독서를 통하여 스스로를 성찰하고 수양하고 성장시켜 나간다. 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책이 또한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학습의 즐거움을 학락(學樂)이라고 한다.

독서를 통하여 스스로를 성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소질을 발견하게 된다. 그 소질이 진로와 직업을 선택하는 바탕이다. 스스로 좋아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였으므로 일하는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다. 일을 즐기는 과정은 하고 있는 일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장인(匠人)의 경지로 안내한다. 일을 즐기는 과정 자체가 존재의 기쁨이고 행복이다. 일을 즐기는 것을 낙업(樂業)이라고 한다.

존재의 기쁨은 스스로를 표현하려는 욕구를 만들어 낸다. 멋과 흥이 수반된다. 멋과 흥은 미흥(美興)이라고 한다. 미흥은 문화를 형성하고 예술을 만들어낸다. 멋과 흥은 지속과 인내(fortitude)를 가능하게 하므로 예술이 탄생하는 것이다.

학습의 과정을 통하여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있고, 사람과 자연, 사물이 연결되어 있음을 지각(知覺)하게 된다. 결국은 사람이 자연, 사물, 다른 사람과 일체를 이루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세상이 큰 연결망과 같아서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이 연결되어 회귀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일종의 나비효과라는 것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일체감을 느끼게 되면 자연과 환경에 대한 자세가 변화된다.

이러한 일체감을 통하여 사람 사이에 연대감과 공동체의식이 형성된다. 일종의 자타일체감(自他一體感)이다. 공동선을 향하여 협력하고 배려하고 지원하는 삶의 자세가 나타난다. 서로의 처지를 바꾸어 생각할 수 있으므로 이해와 공감이 나타난다. 사람 사이의 평화가 이루어진다.

인문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존재의식, 주인의식, 학습자세, 독서의 생활화, 멋과 흥, 일을 즐기는 자세, 일체감, 공동체의식 등은 교육적, 문화예술적, 경제적, 공동체적, 환경적 성과를 만들어 낸다. 따라서 인문도시가 모든 도시의 기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인문도시는 이론을 바탕으로 실용까지 연결된다. 인문도시는 사람이 중심이 된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삶 자체가 인문이다. 참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인문도시를 만들어낸다. 인문도시로 가는 길은 성장과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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