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문도시 포천: 지역정체성부터 새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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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문도시 포천: 지역정체성부터 새로 만들어야 한다
  • 포천일보
  • 승인 2023.05.1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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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래(대진대 행정정보학과 교수)
김종래(대진대 행정정보학과 교수)

최근 인문도시 포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10여년 전부터 인문학에 대한 국가적 시책이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그 일환으로 인문도시정책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다양하게 도입 추진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인문도시 포천에 대한 논의에서는 두 가지 선결과제가 있다. 하나는 인문도시에 대한 개념 정립이고, 다른 하나는 포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다.

인문도시에 대한 개념은 아직 지속적으로 형성 중인 개념이다. 인문학을 중흥시키겠다는 관점에서 출발한 정책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인문학의 중흥은 인문학적 영역 외에도 정책적 경제적 사회적 지원이 수반되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인문도시라는 정책적 개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그것이 지향하는 바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부분이기도 하다.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를 중시하려는 인문학적 논의에서 사람이란 존재의 의미가 가변적이고 다양한 가치적 관점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인문도시는 지역에 따라 지향하는 비전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로 구현될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그런데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중시하는 인문학적 논의보다도 인문도시 포천을 위한 정책적 노력에서는 포천 자체에 대한 의미와 미래 비전에 대한 가치적 선택이 우선이라고 하겠다.

즉, 포천 지역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뒤를 이어 인문도시 포천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정책들이 적절한 방향성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정체성은 특정 인물이나 기관, 특정 지역에 대한 논의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역은 공간적 의미와 동시에 시간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포천이라는 지역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서는 과거의 역사적 경험과 고유한 문화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지리적 특성이나 경제적 여건 역시 지역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포천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에서 많은 부분은 지나간 과거와 현재까지의 사실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환경, 그리고 경제적 상황 역시 과거와 현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특정 지역의 정체성을 논의하는 데는 태생적 한계가 존재하고 있고, 그 결과 인문도시를 지향하는 다수의 도시에게서 나타나는 정책적 노력 역시 과거의 인물이나 지역의 특정한 경관, 특정한 경제 여건 등을 중심으로 유사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수원의 화성행궁이나 전주의 한옥마을, 여주의 세종대왕릉, 경주의 불국사와 석굴암 등과 같은 특정한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출발하는 인문도시정책들도 있지만 세부적인 정책내용에서는 유사한 점이 많다고 하겠다.

인문도시 포천의 출발점 역시 역사적 문화적 자연환경적 특성을 반영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 인문도시들과의 차별적인 특성을 보여주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 사람의 가치를 중시하고 이를 반영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인문도시정책으로 나타나게 된 만큼 포천 역시 다른 인문도시와 유사한 정책들이 활용되겠지만 한 가지 차별점은 분명하게 갖고 출발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포천의 과거와 현재는 바꿀 수 없지만 포천의 미래는 바꿀 수 있다는 자각이다. 꿈꾸는 내용에 따라 한 사람의 삶이 결정된다고 한다.

포천 역시 마찬가지다. 포천이 꿈꾸는 내용에 따라 포천의 미래는 달라지게 된다. 인문도시 포천은 지역주민들에게 새로운 꿈을 꾸게 만들어야 한다. 원하는 미래에 대한 꿈을 꾸고 그 꿈에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성취의 경험과 공유가 곧 포천의 새로운 지역정체성을 창조하게 될 것이고 차별화된 인문도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문도시 포천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역사나 문화, 그리고 경제 사회적 여건보다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인문도시는 수단이자 목표라는 점에서 미래의 포천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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