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진 윤정부 외교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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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진 윤정부 외교정책
  • 포천일보
  • 승인 2023.05.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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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완 대진대 평생교육원장
김정완 대진대 평생교육원장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은 신흥강국이 부상하면서 기존의 패권국가가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기원전 5세기의 역사가인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라는 저서에서 당시 그리스의 기존 맹주였던 스파르타가 신흥강국으로 부상하는 아테네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되면서 두 나라가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투키디데스의 전쟁론을 미국 하버드대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 교수가 2012년 8월 22일자 언론(Financial Times)에 기고한 컬럼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최근에는 미중 간의 갈등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모델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중국이 신흥 무역강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미국이 이를 견제하면서 미중 간에 갈등과 전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투키디데스 함정론은 과거 국가 간의 갈등과 전쟁을 설명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었으나 현재의 국제관계를 분석하는 데에는 설명력이 반감한다. 기본적으로 현재는 국가 간의 대립과 갈등을 전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 오히려 교류와 협력,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국가 간의 갈등을 해소하면서 서로 국익을 추구해가고 있다. 그 이면에는 과거와 다른 세 가지의 요소가 국제관계에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첫째, 국력은 피아(彼我)논리에 의한 우방과의 동맹보다는 국가별 비교우위에 의한 자강론(自强論)에 바탕을 두고 있다. 둘째, 현재 국제관계는 다원주의 사회로서 동맹국 여하를 막론하고 모든 국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셋째, 전쟁은 핵무기를 비롯하여 모두에게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수단이 동원되기 때문에 회피한다는 것이다.

투키디데스 함정론의 창시자인 앨리슨 교수 역시 세계 모든 나라가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필자는 현재의 인류는 지성의 발달로 그 함정에서 이미 빠져 나왔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패권국가(미국)가 신흥국가(중국)의 출현에 의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전쟁을 선택할리 만무하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대립과 갈등을 하고 있지만 이는 전쟁이 아닌 경쟁이다. 양국은 상호 무역규제를 단행하면서도 미국은 중국의 값싼 소비재에 의존하고 있으며 테슬라를 비롯한 빅테크들 역시 중국에 투자하고 중국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 역시 미국 국채의 20%를 보유하여 미국 경제의 숨통을 노리면서 미국의 각종 첨단 기술과 부품을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미국과 중국이 표면적으로 대립하면서 내면적으로는 교류와 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경쟁관계를 전쟁관계로 오판하여 미국에 일방적으로 줄서기를 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와 대통령이 있다. 대한민국과 윤석열 대통령이 바로 그 당사자이다. 현재의 국제적 역학관계, 경제적 분업체제, 유기적인 국제질서, 군사적 파괴력 등을 고려할 때 미중 전면전, 북한의 남침, 중국의 대만 침공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대해 대비는 해야 하지만 이를 기본전제로 하여 모든 외교관계를 설정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국제관계에 있어 표면적인 대결의 당사자는 미국과 중국이다. 이들 간의 대결에 우리가 자진해서 개입할 필요가 없으며 더욱이 중요한 교역 파트너인 중국과는 척을 질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정부는 주도적으로 미중 간의 갈등을 부추기면서 한반도를 미중 대결의 장으로 몰아넣고 있다. 여기에 일본까지 개입시킴으로써 한미일 북중러 신냉전체제를 주도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윤정부가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 불안해할수록 미국과 일본은 한미일 안보동맹을 내세우면서 자신들의 국익을 챙기기 위해 우리나라를 거덜내고 있다.

안보와 경제는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 우리는 충분한 국력과 역량과 저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가치 또한 미중이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이다. 하루빨리 2,500년 전에 만들어진 낡아빠진 투키디데스 함정론에서 벗어나 국가적인 주체성과 자존심을 회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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