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있는 인문시민 산정리마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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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있는 인문시민 산정리마을 사람들!
  • 포천일보
  • 승인 2023.05.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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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숙(대진대 휴먼케어평생교육학과 교수)

포천시의 품격있는 인문시민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영북면 산정리마을 사람들이다.

산정리는 국민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산정호수와 가을 억새꽃 축제로 유명한 명성산이 위치하고 있어 연중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마을이다. 하지만 산정리 마을은 7개 반으로 구성될 만큼 넒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 주민들 간의 왕래가 자유롭지 못하고, 마을에 상권이 형성되어 공익과 사익의 경쟁이 유발되는 위협요인이 공존하는 마을이다.

이에 산정리 마을에서는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지역의 인적‧역사‧경관자원을 활용하여, “배움으로 실천하는 문화관광마을 산정리”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2020년 평생학습마을 공동체지원 사업에 도전하여 선정되었다.

산정리마을 사람들은 훌륭한 자연환경과 역사자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비해 지역의 브랜드가 형성되어있지 못하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여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과정을 개설하였다. 서각교실을 열어 마을 안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를 이용하여 독특하지만 통일성을 겸비한 가게의 간판들을 만들어 마을 상가에 부착하고 전시회도 개최하였다. 또한 목공예교실에서는 마을의 환경정화에 함께 사용할 대형 화분과 소품 등의 작품을 만들어 배치하고, 서예교실에서 “가훈 써주기”를 통해 주민들이 시나브로 산정리마을 공동체에 스며들어 가고 있었다.

포천에 있는 모든 마을에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대부분은 아이들의 웃음이 사라져가는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산정리에는 품격있는 아동‧청소년 인문시민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는 마을이다. 산정리 마을에서는 “그림이 좋은 사람들” 교육에 참여한 아동‧청소년들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축제 포스터를 만들고, 마을을 돌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인 “플로깅(plogging) 동네한바퀴”에 어른들과 함께 참여하며 마을에 대한 애향심을 쌓아가고 있다. 또한 청각장애인들이 소리로 말을 배울 수 없어 사용하는, 눈에 보이는 언어인 “수어(手語, Sign language)” 교육에 참여해 명성산 억새꽃축제 등의 개막식 공연뿐 아니라 산정리를 찾는 청각장애인의 귀가 되어주며 사회적 약자와 편견 없이 공존하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산정리 마을에는 꽃향기와 사람내음 가득한 ‘꽃가람 공동체’ 사람들이 있다. ‘꽃가람 공동체’는 상업에 종사하는 중년여성들의 모임으로, 코로나 19로 눈에 띄게 줄어드는 관광객들로 인한 스트레스 극복 및 삶의 힐링을 위해 꽃차소믈리에 교육에 참여한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꽃가람 공동체’ 사람들은 처음에는 자신들을 위한 배움에 대한 Needs로 교육에 참여했지만, 21년부터는 김일성별장 터에서 일일찻집을 운영하여 발생한 수익금을 꽃차 교육에 참여하고 싶은 마을 주민들을 위한 재료비로 지원하며 배움을 환원하고 있다. ‘꽃가람 공동체’ 사람들은 교육에 참여하면서 교육과정을 듣던 주민에서 꽃차소믈리에 교육과정의 보조강사로 성장하고, 마을에서 쉼과 꽃차 향기를 나눌 수 있는 가게를 오픈하고, 산정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꽃차 음료를 개발하는 등 마을에서 공동체와 함께 더 큰 꿈을 이루어가고 있다. 이처럼 산정리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삶터에서 공동체를 형성하며, 품격있는 인문시민으로서 아름다운 발걸음을 옮겨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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