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사고 두렵다”…고모호수공원 위험천만 난간대 흉물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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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사고 두렵다”…고모호수공원 위험천만 난간대 흉물 방치
  • 포천일보
  • 승인 2023.06.0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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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지고 빠지고 현장 추락위험 안내표지판도 없어
포천 대표 관광지 안전불감증 노출…낚시객도 목격
주말이면 1만명이 넘는 관관객이 찾는 포천의 대표 관광지 고모호수공원 둘레길 난간대가 부러지고 빠져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훼손된 채 방치된 난간대가 이곳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주말이면 1만명이 넘는 관관객이 찾는 포천의 대표 관광지 고모호수공원 둘레길 난간대가 부러지고 빠져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훼손된 채 방치된 난간대가 이곳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뭐야, 아직도 파손된 안전난간을 고치지 않았네. 이러다 큰 사고를 당해봐야 정신 차리지.”

고모호수공원 둘레길을 걷던 김찬도(56)씨가 부서진 난간을 가리키며 한숨을 내쉰 뒤 얼굴을 찡그렸다.

정선아(36)씨는 딸(11)이 부러진 난간에 기대자 “안돼∼기대면 물에 빠져”라며 황급히 딸의 손을 잡아챘다. 놀란 아이는 그저 울기만 했다.

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인 지난 29일 고모리 저수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붐볐다. 비좁은 도로에는 차량이 길게 줄을 섰다. 이면도로에 주차한 차량도 꽤 많았다.

고모호수공원은 수려한 경관과 둘레길 등이 조성돼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는 포천의 대표적 관광명소다. 국립수목원도 가까워 더 유명해졌다.

고모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지난 1984년 축조된 인공저수지다. 면적은 16만5000㎡에 둑 길이는 229m, 둑 높이는 20m다. 총저수량은 130만8700t, 유효 저수량은 124만9600t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곳은 한국농어촌공사 연천·포천·가평지사가 관리하고 있다.

포천시는 지난 2009~2012년 소도읍 육성사업의 하나로 고모저수지 일대에 국비 50억원, 도비 25억원 등 총 100억원을 투입해 둘레길과 공원 등을 조성했다. 이후 주말에는 전국에서 1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아왔다. 2.6㎞ 거리의 둘레길은 주변에 카페 갤러리, 레스토랑 등이 많아 나들이 겸 산책코스로 유명하다.

그러나 둘레길 안전관리는 심각했다. 포천일보는 안전난간이 부서진 채 방치돼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둘러봤다. 약 1시간 정도 걸렸다.

둘레길 곳곳에는 가로로 설치된 난간대가 파손된 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일부 난간대는 지지대 구멍에서 빠진 채 흔들거렸다. 난간을 고정하던 볼트가 외부 충격으로 부러져 난간이 떨어져 나간 곳도 눈에 띄었다. 지반이 약해 기울어진 난간은 아예 제구실을 못 할 정도였다.

등산로 안전로프 밧줄이 끊긴 곳도 있다. 그런데도 둘레길 곳곳에 난간 시설물을 기대거나 올라타면 추락할 수 있다는 위험안내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인명 구조함도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다 위급할 때 119신고 및 구명조끼 착용법, 심폐소생술 등을 적시한 안내판도 보이지 않았다.

관련법에는 저수지 등 수변에 데크 시설을 설치할 경우 저수지 추락을 예방하기 위한 데크 난간과 하부 기초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데크 설치 이후에는 이용자가 저수지로 추락하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와 시 모두가 법을 지키지 않은 셈이다.

관리도 부실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수온이 낮고 수심이 깊어 위험하오니 썰매타기, 스케이트, 얼음낚시를 하지 말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시기와 맞지 않은 내용이다. 시도 ‘낚시 행위 시 물환경보전법에 의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다. 고모저수지는 지난 2017년 2월 낚시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하지만 저수지에서 버젓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목격됐다. 게다가 반려동물의 배설물을 비닐봉지에 담지 않고 버리고 간 사람도 있다. 이를 단속하는 사람은 없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김민성(45)씨는 “가족들과 함께 고모호수공원을 자주 온다. 둘레길을 걸으며 힐링도 한다. 안전을 위한 난간시설물이 훼손된 채 방치된 것은 문제가 있다.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난간은 기본적인 최소한의 시설물이지 안전을 지켜주지는 못한다. 위험을 알리는 안내표지판 설치와 인명 구조함에 구명장비를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훼손된 난간시설물이 몇 개인지는 잘 모른다. 저수지에 물이 빠지길 기다리고 있다. 1억원을 들여 전체적으로 보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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