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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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이
  • 김병연 시인/수필가
  • 승인 2016.03.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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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연 시인/수필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정말 그럴까. 우리는 나이를 상당히 중요시 하는 민족이다. 모르는 사람이 서로 다툴 때 나이를 들먹이는 경우가 왕왕 있다.

도로에서 자동차 접촉사고가 나면 서로 삿대질을 하고 고함을 지를 때 가장 흔하게 듣게 되는 말이 󰡒너 몇 살이야󰡓, 선술집에서도 간혹 나이를 따지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나이 한 살이라도 더 먹은 사람을 우대해야 한다는 유교적 관습에 따른 예의 때문일 것이다.

경우에 따라 나잇값을 못한다고 하고, 어린 것이 까분다고 하는 것처럼, 나이는 시비를 가릴 때도 많이 사용된다. 우리는 나이를 거론할 때 상하를 구분하거나 잘잘못을 따질 때 많이 한다. 그런데도 자신의 나이를 잊고 사는 사람이 많다. 나이란 살아온 날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숫자인 반면, 앞으로 살아야 하는 날은 미지수이기에 인식하지 않고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살아온 날과 살아야 할 날을 생각하며 나이를 인식해야 한다. 삶에 대한 균형적 생각,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문제와도 결부된다. 많은 사람은 나이보다 얼굴이 늙어 보이는 것을 싫어하고,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동안(童顔)으로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나이는 먹고 싶지 않아도 먹어진다. 먹으면 먹을수록 슬프고 북망산이 가까워진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삶의 중요성을 더욱 인식하고 남에게 인간적으로 얼마나 성숙해 보일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불편이 없을 정도의 부(富)만 있다면, 나이의 마지막 숫자가 되는 날까지 소유의 집착에서 벗어나, 후회 없는 나이를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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