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민의 이해와 협조로 ‘국민의 비상벨’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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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민의 이해와 협조로 ‘국민의 비상벨’ 지켜주세요
  • 포천일보
  • 승인 2016.04.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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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은교 경장(군내파출소)

신임여경 시절, 관내 술을 마시면 112신고하는 40대 중반의 여성이 있었다. 기구한 사연을 가지고 혼자 사는 여인으로, 술만 마시면 사람이 그립고 외로워 습관적으로 112신고를 하곤 했다. 한번은 출동하여 그녀의 두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면서 “술 드시지 마시고 파출소에 한번 방문해 주세요. 따뜻한 커피 한 잔 대접하겠습니다.”라고 하였더니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마워하였고 그 뒤로는 112신고를 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이런 신고에 경찰이 출동하는 일은 드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부터 경찰이 112신고체계를 개선하여 시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생활정보 전화번호는 크게 긴급, 생활정보, 민원신고/상담 이렇게 3가지로 분류되는데 112는 긴급 번호에 해당하며 접수내용은 ‘범죄신고’로 국한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112로 접수된 신고분석에 의하면 출동이 필요하지 않은 ‘상담·민원성’신고가 거의 절반가량(44.7%)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허위·장난신고나 신고내용이 없는 반복전화나 욕설, 폭언을 일삼는 악성신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의 인력과 장비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이 범죄와 관련 없는 신고는 정작 급박한 위험에 처한 국민들이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게 한다. 지난 3월 충남에서는 차를 빼달라는 112신고에 정작 긴급한 “살해위협” 신고는 늦어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다.

이에 경찰은 긴급신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비긴급·민원성 신고에 후순위 대응 방침을 세움으로써 “선택과 집중”에 의한 112시스템 개편을 이루었다.

이제 우리 시민의 이해와 협조만이 남았다. 올바른 112신고 문화를 정착할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이며, 경찰과 관련이 없는 생활민원 사항은 110번이나 120번, 경찰 관련 민원사항은 182번으로 문의해 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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