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시설 찾아 노래와 음악봉사 5년째…삶의 존재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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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시설 찾아 노래와 음악봉사 5년째…삶의 존재감 느껴
  • 포천일보
  • 승인 2016.07.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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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사는 세상 - 김영특 메아리 뮤직봉사단 회장

봉사활동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어렵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을 덜어주는 청소와 빨래 혹은 집수리 등이다.

독특하게 음악 재능기부로 봉사하고 있는 단체가 있다. 메아리봉사단이다. 2011년 9월 창단된 메아리봉사단은 올해로 5년째를 맞는다. 메아리봉사단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창단 이후 매월 거르지 않고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무료 공연을 한다. 또 포천로타리클럽과 업무협약을 맺어 로타리클럽 행사에는 찬조 공연도 함께 한다. 김영특 회장은 나이가 들어 요양원에 갈 때까지 음악봉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왜 자꾸 질문을 하느냐고 한다. 쑥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다음은 김영특 단장과 나눈 이야기다.

-메아리봉사단이라고 하는데, 메아리 의미는 뭔가
“봉사단을 꾸리기로 했는데, 그 이름을 짓지 못했다. 그래서 대진대 김정완 교수님께 어떤 이름이 좋겠냐고 하니 메아리봉사단과 옹달샘 봉사단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셨다. 그 가운데 메아리봉사단으로 결정했다. 울려퍼지는 게 메아리 아닌가? 음악봉사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뭔가?
2011년까지 노인사회 복지시설을 운영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복지시설 운영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시작했다. 노인들에게 뭔가 해 줄 게 없을까 했는데 음악이 좋겠다 싶었다. 한국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좋아하는 게 노래다. 이왕 시작한 거 소외된 곳을 찾아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한 단원들도 흔쾌히 승낙해 지금까지 음악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활동은 주로 어떤 곳을 찾아 가는가?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한 게 소외된 노인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주로 노인복지시설인 요양원이나 장애인시설이다. 노인이나 장애인들은 특히 노래 부르는 걸 참 좋아한다. 함께 노래 부르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한번 찾아간 시설에서는 또 와 달라고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요청이 많다보니 다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또 2014년 5월부터 10월까지는 포천시 길거리예술제, 그리고 명성산 억새꽃 축제 등 너무 많아 기억나지 않는다. 현재도 시간이 나면 요청한 곳에는 간다. 업무협약을 맺은 포천로타리클럽 행사에도 빠짐없이 간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언제 보람을 느끼는가?

노래를 듣고 부르는 사람들, 특히 요양원에 계시는 노인이나 장애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 처음엔 남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내 자신을 위해 한다는 생각을 한다. 재미가 없었으면 아마도 계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봉사활동을 통해 내 자신의 존재감을 가질 수 있다는 거 참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봉사를 하면 내 스스로 기쁘다.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내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지 남을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봉사활동을 할 때 그곳에 계신 분들이 즐거워하면 보람을 느낀다.

-봉사의 참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공짜로 왜 하느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봉사단에 들어오지 말라고 한다. 봉사는 돈을 벌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들고 손해 보면서 하는 것이 봉사다. 돈을 받으려고 하는 것은 봉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봉사단 구성원은 어떤 사람들인가? 이 사람들의 실력은 어떤가?
“현재 봉사단원은 13명이다. 모두 프로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 재능기부라고 해서 대충 실력을 가지고 하면 욕먹는다. 음악의 특성상 잘 하지 못하면 차라리 안하는 게 낫다. 봉사도 프로가 되어야 한다. 요즘 듣는 사람들의 수준이 매우 높다. 우리 봉사단은 음악을 잘하는 사람들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단원 가운데 트럼펫은 창단 멤버인 조두현 단장이 맡고 있다. 조 단장은 트럼펫을 고교시절부터 17년간 연주해 온 음악인으로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트럼펫 전문 연주자다. 원래는 출연료를 줘야 할 사람이다.

또 가수 박종순씨의 열정은 그야말로 프로다. 실력뿐 아니라 성실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한 번도 빠짐없이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국악인 배경숙 서도소리국악원장님도 프로 중의 프로다. 단원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열정과 프로정신을 가진 이들이다. 함께 해 줘서 감사할 뿐이다.”

-재능기부라고 하지만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일들인가?
일과 배움, 봉사활동을 겸하면서 시간에 쫓겨 살았다. 만학도로 대학과 대학원을 7년간 다녔다. 무척 힘든 시간들이었다. 또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들다. 공연에 필요한 음악장비를 구입하는데도 많은 돈이 소요된다. 아마도 1천만원 이상이 들어간 것 같다. 그렇다고 봉사활동이라고 하는데, 돈을 받을 수도 없지 않는가? 다만 경비사용명목으로 조금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무료봉사다. 단원들과 함께 식사할 때는 거출하지만 부족한 비용은 주로 회장 몫이다. 봉사하면서도 쪼들리니 한편으로는 단원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음악봉사를 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다. 봉사활동하고 단원들과 저녁식사하고 술 한잔하면 늦게 귀가하는 날이 많았다. 여기에다 돈을 벌기는커녕 내 돈을 쓰고 다니니까 집에서 좋아할 리 없지 않는가?

5년되는 해까지만 하더라도 부인과 많이 다투기도 했다. 이제는 포기한 것 같다. 또 주위에선 일이나 하지 무슨 봉사냐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지금은 출가했지만 딸이 무척이나 싫어한 눈치였다. 그런데 요즘은 봉사활동하는 모습이 참 좋다고 말한다. 봉사단 회장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아는 눈치다.

번영인쇄소라는 작은 자영업을 한다. 소규모 업체를 운영하다 보니 인건비 때문에 직원을 둔다는 게 싶지 않다. 직접 일을 해야 하는데,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일을 소홀히 하기가 십상이다. 돈을 버는 일도 아니라면서 주위에서는 웬만큼 하라는 소리를 한다.

-인쇄소를 운영한다고 했는데, 어떤 업종인가?
인쇄소라고 해서 거창하게 들릴지 몰라도 소규모 자영업이다. 현수막이나 명암, 스티커, 카다로그, 판촉물, 고속복사, 행사이벤트 등을 한다. 요즘은 경기가 안 좋아 손님이 많이 줄었다. 경비를 공제하면 남는 게 없다. 남들도 힘들게 사는데,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5년째 음악재능 기부를 하고 있는데, 더 찾아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의 봉사활동은 사회복지 시설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 정작 봉사활동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소외받는 작은 시설이다.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쓸쓸한 곳이다. 소규모 시설에서 음악봉사를 할 때는 시설인원보다 단원 숫자가 더 많다. 시설에 계시는 분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즐겨주고 싶다. 앞으로 더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이런 곳이다. 물론 단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부분이다.

-시설 음악봉사를 계속하고 있는데, 정부차원에서 할 수도 있지 않는가?
물론이다. 나이가 많든 적든 한국 사람은 노래를 좋아한다. 사회복지시설에 많은 돈을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좋아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해 주면 훨씬 좋을 것 같다. 정부가 사회복지 차원에서 경비를 지원하는 음악봉사단 몇 개팀을 구성하면 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흔히 음악봉사 하면 비싼 경비를 들여 연예인을 초청하는데, 그럴 필요가 뭐 있겠는가? 자원봉사단을 꾸리고 경비를 지원하면 소외된 이웃 음악봉사가 더 활성화 될 것이다. 작은 금액을 가지고도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음악봉사 언제까지 할 생각인가?
언제까지 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다. 건강하니까 계속할 것이다. 아마 요양원에 갈 때까지는 해야 되지 않겠는가? 음악봉사 할 사람이 없으면 혼자라도 하겠다. 왜냐하면 내 자신이 즐겁고 보람되니까 하는 얘기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젊은 사람들이 함께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이 대를 이어 음악봉사를 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떤 게 있는가?
여러 곳을 찾아 다녔지만 정작 고향 어르신들에게 가지 못했다. 고향이 신북면 심곡2리 깊이울인데, 그렇다. 이곳 노인정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흥겨운 노래를 들려주고, 그 분들이 즐겁게 노래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올 9월이면 5주년이다. 5주년을 맞아 내 고향 어르신들과 함께 하고 싶다. 다만 걱정되는 점은 봉사활동을 한다고 하지만 음식이라도 대접해야 하는데, 경비가 걱정이다. 십시일반 작은 정성이 모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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