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북고 학생 부사관 임관시험 대거 합격…명문고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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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북고 학생 부사관 임관시험 대거 합격…명문고 발돋움
  • 포천일보
  • 승인 2016.09.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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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성과 이면엔 특별한 교수법, “태권도와 기능사 자격증 획득 필수”

내년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영북고등학교(교장 박철홍) 부사관학과 학생들이 민간부사관 시험에 대거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다.

육군 민간부사관 시험에 응시한 영북고 부사관학과 학생은 모두 36명이다. 1차 합격생은 21명이다. 이중 18명이 최종 합격했다는 통보를 지난 8월19일 받았다. 합격률이 50%로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최근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군 부사관에 대한 인기도가 높아져 경쟁률이 2.8: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큰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사관 임용시험은 실무이론을 치르는 1차 필기를 통과하면 신체검사와 면접을 거쳐 2차 합격자를 선발한다. 이번 부사관 시험에 경기북부지역 226명이 응시생 가운데 66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그 중에 18명이 영북고등학생인 점은 이례적인 성과다.

내년 1월 부사관 시험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합격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5명의 여학생들의 여군 부사관 시험도 남아 있다. 이번 부사관 임용시험 합격생들은 오는 9월26일 입대를 앞두고 있다.

영북고등학교가 부사관 국가공무원 양성의 명품 요람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교육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포천시로서는 주목할 만하다.

영북고등학교 학생들이 민간부사관 임용시험에 대거 합격한 이면에는 특별한 교수법이 있다. 일반계 고등학교와는 달리 영북고 학생들에게는 태권도가 필수다. 1학년 때는 일반 과목과 더불어 태권도 단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태권도 교육에 힘쓴다. 또 2학년이 되면 부사관에게 필요한 독도법이나 컴퓨터 활용능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에 치중한다. 부사관 실무이론을 담당할 교사가 없는 관계로 퇴직한 전직 군인이나 산업체 강사를 초빙해 교육을 진행한다. 아울러 3학년 때는 컴퓨터 그래픽이나 정보처리 기능사 등 현대 군인이 갖춰야 할 필수 자격증을 2-3개는 획득해 부사관으로서 자질과 능력을 겸비할 수 있도록 한다.

각종 기능사 자격증 획득은 부사관 임용시험에서 가산점수를 받을 수 있다. 부사관 시험은 학교점수와 자격증 점수가 가산된다. 또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시험 응시전에 7-8회에 거쳐 모의고사를 치르도록 한 점도 효과를 발휘했다.

영북고등학교 부사관학과 학생들은 입학 때부터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 기숙사 생활을 통한 단체활동으로 군인으로서 자질함양은 물론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영북고등학교는 육군본부와 협약을 맺어 부사관 응시생에게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평가 중 전공점수 가산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근 군부대와 업무협약을 맺어 학생들의 병영체험과 군인들의 학습멘토가 차별화된 교육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통일부의 통일교육연구학교와 경기도교육청 특성화교육 프로그램, 포천시의 핵심인재 육성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학교측의 노력으로 영북고등학교가 특성화 명문고로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영북고등학교가 부사관 학과를 설치하고 명문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와 동문, 지역사회의 각별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4년까지 영북고는 전형적인 시골학교로 매년 학생수가 감소해 폐교위기에 처했다.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학교를 존치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심 하던 끝에 이 지역이 군사지역인 점에 착안해 부사관학과를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성화 학교로 지정받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학교와 학부모, 지역정치권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인가를 받았지만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겨났다. 기숙사 예산을 배정받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박철홍 교장은 “학부모와 지역사회, 학교의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있어서 부사관학과 개편이 가능했다”면서 “이강림 전 도의원과 최춘식 의원 등 지역정치권의 도움으로 학과 개편과 기숙사 건립에 따른 예산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영북고등학교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태권도부다. 올 문화체육부장관배 전국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획득하는 등 태권도 명문고등학교다. 태권도를 통한 강한 체력은 부사관이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다.

권기복 생활인권 부장 교사는 “비록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숙사 생활을 통한 단체활동과 태권도 교육은 공동체 의식함양은 물론 인성교육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런 활동을 생활화함으로서 술과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 학교 분위기가 예전과는 크게 변했다”며 부사관학과 설치 후 학교 분위기를 알려줬다.

영북고 취재에 동행한 이강림 전 도의원은 자녀들의 교육문제 때문에 포천을 떠나고 있는 현실에서 부사관학과를 설치한 영북고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도의원은 “포천지역 출퇴근 차량 6만여명이 포천에 정주할 수 있는 교육정책이 필요하다. 특성화 학교를 통한 교육문제가 해소되면 출퇴근 차량이 줄어들어 그만큼의 인구유입 효과가 발생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년백수 시대에 영북고가 주목받는 것은 졸업생들의 취업률이다. 50명의 3학년 재학생 가운데 18명이 합격해 사실상 취업이 확정됐다. 올해 여군과 해군 부사관 시험, 이어지는 내년초 임용시험을 감안하면 60%대의 학생들이 부사관에 임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실업계 고교 취업률이 낮은 점에 비추어 보면 영북고 취업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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