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 알 1천원 성공신화 써가는 귀농 3년차 윤석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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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한 알 1천원 성공신화 써가는 귀농 3년차 윤석진씨
  • 포천일보
  • 승인 2017.02.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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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 유정란 농장] 콩비지 깻묵 어분 15종 혼합사료 먹인 닭 최고 유정란

닭 사육환경 자연상태 유사하게 조성 조류독감 폐사 염려 뚝

화초와 어우러진 체험농장 6차 산업 첫 단계…귀농 성공사례

 

지난해부터 시작된 조류독감 인플루엔자(AI)가 덮치면서 산란계 농가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계란 한 알에 1000원씩 판매하는 귀농인 부부가 있다. AI 때문에 폭등한 계란 가격 300원대에 비하면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다.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에 위치한 아라리 유정란 농장 윤석진씨 귀농부부다. 이들 부부에게 AI는 큰 관심사가 되지 못한다. 아무리 큰 AI한파가 닥쳐도 걱정하지 않는 배경에는 이곳 농장만의 닭 사육 방식에 있다.

아라리 유정란 농장은 사육 비닐하우스 150여평 1개동과 사료배합실 1개동, 화원 및 체험객을 위한 식당이 있다. 비록 큰 규모는 아니지만 방문한 소비자가 직접 시식하고 사육장을 둘러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곳 사육장 어디를 둘러봐도 대형 농장에서 풍기는 역겨운 닭 분뇨 냄새가 나질 않는다. 2-3일 간격으로 미생물발효액을 먹이고 바닥에 뿌려 전염병이나 유해세균 번식을 막기 때문이다. 사육장 바닥은 뽀송뽀송하다. 햇볕과 통풍 등 사육조건을 스트레스 없는 자연상태를 만들어 주고 있다. 자연에서 기른 닭인 셈이다. 1500마리의 닭을 서로 다른 칸을 만들어 사육한다. 한 칸에 암탉 80여마리와 수탉이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국제기구에서 권장하는 동물복지 기준치보다 3배가량 밀식도를 낮췄다. 이런 사육환경에서 자란 닭은 조류독감이나 폐사할 염려가 없다.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은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최상의 상태를 만들어 주는 것은 최고 품질의 유정란을 얻기 위한 방안이다. 윤씨는 “안전한 먹거리는 내가 먹는 것보다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최대한 자연과 비슷하게 사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게 소신이다.

닭이 먹는 사료 또한 특별하게 만든다. 병아리 시기인 5개월까지는 대나무 잎과 통현미를 먹여 장(腸) 길이를 늘려 건강하게 자라도록 한다. 알을 낳은 어미가 되면 두부공장이나 두부집에서 나온 콩비지를 비롯해 청치, 등겨, 깻묵, 어분, 황토 등이 혼합된 사료를 직접 만들어 먹인다. 그러나 사료에 옥수수 만큼은 배합하지 않는다. 수입산이 대부분인 옥수수에는 방부제와 GMO(유전자변경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계란의 차이는 옥수수 혼합사료에 의해 나타난다. 건강식단을 구분하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나쁜 콜레스테롤 성분이 다량 함유된 오메가6와 오메가3 비율에 따라 건강식인지 아닌지 구분된다. 대부분 육류에는 오메가6 비율이 높다. 반면 우리나라 전통식단이나 지중해식 식단에는 오메가3 비율이 높다. 통상 오메가6와 오메가3 비율이 4:1정도면 건강식단이라고 한다. 윤석진씨의 말에 의하면 아라리 농장의 계란은 오메가6와 오메가3 비율이 3:1에 맞춰졌다. 윤씨는 “가장 좋은 계란 먹는 방법은 날계란에 들기름을 곁들여 먹는 것이다. 계란 요리도 옥수수 기름보다는 들기름에 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인쇄업에 종사하던 윤석진씨가 3년전 고향으로 귀농하게 된 사연은 도시생활에서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의 느낌 때문이다. 여기에 연로하신 어머님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인쇄소를 넘기고 이것저것 해 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러던 중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냄새 안 난다는 내용이 담긴 일산의 한 농장 정보를 보고 무작정 찾아 갔다. 이 정도면 되겠다 싶어 교육을 받고 유정란 농장을 시작하게 됐다.

윤씨는 “그곳 농장을 방문해 계란을 먹어 봤는데, 계란 특유의 비린내가 없었다. 이 정도라면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겠다 싶었다. 더욱이 1000여마리의 닭을 사육하는데도 계분 냄새가 나질 안아 농장을 해 볼만하다고 생각해 아라리 농장을 하게 된 연유”라고 말한다.

그런데 농장을 짓고 병아리가 자라 계란을 낳기 시작하면서 판로가 문제였다. 좋은 계란을 생산했지만 거래처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카카오 스토리와 홈페이지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알렸다. 차츰 아라리 농장 유정란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긴 했지만, 자신의 뜻대로 되진 않았다. 회원제로 운영했지만 이곳 농장 유정란 진가를 홍보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계란을 들고 일산 킨텍스 식품박람회와 슬로푸드 박람회 등을 찾아 홍보와 시식회를 갖게 됐다.

시식을 해 본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날계란을 먹어도 비린내가 나질 않는다는 사실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시식에 참여한 방문객들 중에서 90%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점차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회원은 500여명이다. 회원과 찾아오는 고객을 위해 농장에 체험프로그램과 작지만 아담한 꽃집을 조성해 운영한다. 꽃집은 화초재배 전문가인 아내의 힘을 빌렸다. 아내인 윤진순씨는 꽃집운영 30년 경력을 가진 화초재배 전문가다. 농장 한 켠에 닭농장 만큼의 노지 블루벨리 조성지 있다. 농장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계란체험과 함께 블루베리, 꽃집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6차 산업의 첫 단계를 밟으면서 귀농농부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윤씨 부부는 농장 일에 바쁘고 고달픈 나날들이지만 최고의 먹거리를 만들어 낸다는 자부심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만 아직 홍보가 미진한 게 아쉽다. 지자체가 더 많은 홍보를 할 수 있도록 박람회 참가 부스설치비 지원을 바라고 있다. 아라리 유정란 농장에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blog.naver.com/ararifarm이나 페이스북 fb.com/groups/araifarm, 카카오스토리 hen55cock555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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