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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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2)
  • 이정식
  • 승인 2017.08.3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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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자본주의의 발달
자본주의를 이야기 하면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17세기 초 네델란드의 동인도 회사이다. 당시 동인도 회사는 동양과의 무역을 통하여 향신료나 후추, 비단 같은 물품을 독점 거래하며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향해 거리가 워낙 멀고 시간도 오래 걸리며 위험한 요소도 많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위험을 분산하고 한 사람이 과도하게 투자하지 않으면서 서로가 투자한 만큼만 이익을 얻자는 현대적 의미의 주식회사가 처음 발생한 곳이 이곳이었다. 물론 배가 잘못되었을 경우도 그 손해를 투자한 만큼만 나누어지면 되는 것이었다. 
당시 상선 한 척의 건조비용은 어마어마했지만 기상조건, 해적, 현지에서의 분쟁 등에 의해 언제든지 배를 잃을 수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익과 위험을 적당히 분배하기 위해 주주에 해당하는 투자자를 모집하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 주주들은 이익이 날 경우 배당을 받을 수는 있지만 자신의 주권을 양도하거나 상속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일반시민들에게는 아예 주주가 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막혀있었다. 
그렇지만 자본주의의 발달은 이처럼 여러 사람의 투자와 위험분산이라는 메카니즘을 통하여 거대 자본이 출현하게 되면서 그 꽃을 피울 수 있었다. 


동인도 회사의 주식은 거의 종신제의 신분증 같은 것이었지만, 영국 출신의 ‘존 로’에 눈에 비친 이 주식회사 시스템은 무척이나 큰 흥밋거리로 더 큰 장사를 할 수 있는 발판으로 보였다. 그는 주식 매매의 대열에 일반시민들이 참여할 경우 그 규모와 양은 폭발적일 것이라는 것을 간파고 있었던 것이다. 


‘존 로’라는 인물은 영국에서 네덜란드로 건너온 인물로 고향에서는 결투를 하다 상대방을 죽인 죄로 감옥에 갇힌 신세였다. 하지만 그는 운 좋게 탈옥하여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소설의 주인공같은 인물이었다. 


그가 네델란드를 떠나 다시 프랑스에 정착하면서 네덜란드의 주식회사 시스템을 프랑스에 도입하여 현대적인 의미의 금융시스템이 처음으로 파리에서 가동되게 되었다. 
프랑스의 루이15세는 영국에서는 도망나온 ‘존 로’의 금융개혁안을 받아들여 프랑스 총은행(總銀行)과 서방회사(西方會社:루이지애나회사)의 설립 허가를 내주었다. 

1717년 루이지애나회사를 서(西)인도회사로 발전시켜, 지금의 미국인 북아메리카 미시시피강(江) 유역의 광대한 프랑스령(領)의 개발을 기도하였고 프랑스 내에서는 주식거래라는 일대 붐을 일으켰다. 
그가 예상한 대로 많은 사람들은 아침부터 주식을 사고팔기 위해 거래소가 있는 거리를 가득 메우게 되었고, 바보들의 거래처럼 거래 가격은 순식간에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게 되었다.


그는 한동안 막강한 권력인 조폐권(造幣權)과 무역 독점권을 행사하며 프랑스 재정의 중심인물로 활약하였으나, 지나친 지폐 남발과 미시시피강 투자 실패로 하루아침에 프랑스의 경제를 공황 상태로 만드는 장본인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그의 실패한 경제 정책은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역사의 파고를 맞게 하는 한 요소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이런 혼란을 일으킨 뒤 가족도 챙기지 못하고 도망치듯 프랑스를 떠나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끝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가난하게 죽었다.
그이 이런 인생 유전보다 더 역동적인 것이 바로 당시 프랑스의 경제 상황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금융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지만 ‘존 로’가 이끄는 대로 주식을 팔고 사야 돈을 번다는 말을 믿고 주식과 채권을 모으기에 급급했다. 


당시 사람들의 폐쇄적인 사회구조와 부족한 금융정보를 생각할 때 어찌 보면 대단히 무모한 일이었지만 이런 ‘묻지마!’ 식의 투자가 횡행하며 거리는 온통 돈을 들고 다니는 투자자들로 넘쳐났다. 하지만 이런 일은 현대의 우리 사회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나중에 다시 다루겠지만 금융시스템은 절대 아무나 돈을 벌게 해주는 마법 상자가 아니다.

더욱이 일반 시민들의 일천한 지식과 적은 투자 자본으로는 돈을 버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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