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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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6)
  • 이정식
  • 승인 2017.09.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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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193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 대공황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공급 과잉이 그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유럽과 달리 제1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겪지 않은 미국 경제는 활황을 이어갔고, 유럽의 여유 자금이 대거 투입 되는 등 투자가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생산되는 물량도 많아졌다. 하지만 이를 소비하려는 사람, 즉 유효수요는 늘지 않았기 때문에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즉, 공급 과잉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유효수요가 적으면 경제에 문제가 생긴다는 케인즈 이론이 설득력을 가지게 되었던 부분이다.

공급이 많아 물건이 팔리지 않는다는 것 자체는 그저 생산량을 줄이면 되는 간단한 문제로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문제였다. ‘생산량을 줄인다는 것은 회사의 매출이 떨어진다는 것이고, 마진도 줄 것이며 근로자들은 해직을 하게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시장 경제가 위험해질 것이다.’ 라는 생각들이 경기 비관론으로 이어지면서 주식 투매로 이어졌다.

즉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문제였지만 비관적인 생각들이 사람들을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군중심리에 휩싸이게 만들면서 일단 팔고 빠지자는 식으로 시장에 투매현상이 이어졌다. 혹시라도 물건을 못 팔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사람들 사이에 유행병처럼 퍼져나갔다.

주식시장은 때로 불곰과 황소로 비유된다. 주식시장이 강세장이고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많다면 이것을 황소장세로 말하고, 반대로 팔려는 사람이 많고 약세장이 이어지는 경우를 불곰에 비유한다. 이렇게 비유하는 이유는 주식시장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행동이 이런 동물들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내 앞에 가는 사람이 왜 이쪽으로 뛰는지 묻지도 않고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이성을 잃고 모두가 한 방향으로 뛰기 시작하는 모양 말이다.

당시 미국의 경제 상황이 그랬다. 왜 이렇게 경기가 하락하는지 정확한 원인이나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밑도 끝도 없이 그렇게 경기가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경제를 실신상태로 밀어 넣은 방아쇠는 경기 과열을 우려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긴축재정정책을 펼치면서 당겨졌다. 시중에 부실채권이 엄청난 양으로 늘어났던 것이다. 그 전까지 황제처럼 군림하던 고전학파의 자유방임정책과 시장의 자율조정이라는 이론은 휴지조각처럼 보였다. 

1929년 10월 24일 검은 목요일이라 불리던 그날 다우존스 산업 평균 지수는 전날 381.17를 기록했지만 이날 하루에만 299.47로, 20% 이상 하락했다. 하루 동안 1,290만 주가 팔리면서 종전의 400만 주 매매 기록도 갱신했다. 오후 12시 30분에 시카고와 버팔로 거래소가 문을 닫았지만, 이미 11명의 투자자가 자살을 한 뒤였다.

며칠 뒤인 10월 29일 다우지수는 230.07을 기록했으며, 하루 동안 무려 1,640만 주가 팔렸다. 이렇게 밑빠진 독처럼 빠지던 지수는 1932년 7월 8일 41.22를 기록하며 무려 86%나 빠졌으며 20여 년이 지나서야 겨우 다시 정상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물론 지수 회복에 가장 큰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었다. 대공황 당시 미국의 실업률은 36.6%로 1929년 당시보다 30%나 늘어난 것이었다.(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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