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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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20)
  • 이정식
  • 승인 2017.10.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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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즉, 수 천 명에게 빌려 준 돈에서 발생되는 이자와 원금, 위험도 등을 잘게 쪼갠 다음 해당 상품의 시장이자와 기회비용, 위험도 등을 적절히 다른 채권들과 섞어 한 가지 상품으로 만든 것이라 보면 된다. 어떻게 이런 복잡하고 이해도 되지 않는 일이 가능했을까? 그리고 만일 이 상품이 문제가 된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일까? 

미국의 투자 은행들의 담보대출 채권을 다른 투자은행이 사들이고 COD를 만들어 다른 금융권이나 심지어 일반인들에게까지 팔면서 이들은 만일 이 채권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보험회사 한 곳과 위험에 따른 보험계약을 체결했는데 그곳은 바로 우리도 너무나 잘 아는 보험회사인 AIG로 워낙 큰 규모의 보험사다 보니 이런 고위험 보험 상품들에 대한 보증보험이 요청이 쇄도했다. 하지만 AIG는 이 상품이 절대 부도날 일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그 이유는 부동산 가격이 갑자기 붕괴되는 일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문제 될 일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우려해 여러 투자은행에서 체결하자고 덤비는 이 상품은 말 그대로 공돈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마음껏 보험을 체결해 주었다. 
이 상품이 바로 CDS(Credit Default Swap) 인 것이다. CDS는 대형 투자은행들이 다른 투자자에 팔면서 이익으로 챙긴 수수료에 대한 안전 담보인 셈이었다. 대형투자은행들도 AIG와 마찬가지로 시장 붕괴가 일어날 일이 없다고 판단하고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상품만 팔면 된다는 생각에 많이 판매한 임원이나 사원에게 천문학적인 보너스까지 지급했다. 

하지만 앞서 살펴 본 일본이나 1930년대의 대공황에서처럼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이런 모든 돈 잔치는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고위험의 파생 상품들이 범람하여 시장경제 질서를 뒤흔드는 동안 미국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사실 오히려 미국 경제 당국에서는 제재를 하기는커녕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저금리 기조의 유지와 파생상품의 무분별한 영업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까지 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하던 시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규모는 1조3천억 달러로 전체 주택 모기지론의 13% 정도였다. 당초 부실채권의 예상 규모는 1천억 달러 정도로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던 당초 생각과는 달리 실제 시장에서는 앞서 말한 다양한 종류의 COD가 이미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그 영향 아래 들어가게 되었다. 제일 큰 문제는 이 고위험 상품이 잘못될 경우 책임지겠다고 부도스왑을 보험체결을 대규모로 시행한 AIG 였다.  하지만 만일 AIG의 부도사태가 일어나면 살아남을 미국의 투자은행은 하나도 없었다. 

다행히 이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기 몇 년 전인 1993년 미국에서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에 대한 겸업을 제한하는 법안이 통과되어 이 사태 당시 미국 내 상업은행들이 크게 다치지 않아 쓰러져가는 투자은행들을 인수할 수 있었다는 점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흔히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은행이 바로 상업은행인데 이들 은행은 일반 시민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여 일정 규모의 이자를 법적으로 지급하고 원금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투자에 관하여 보수적이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우량한 투자처에만 투자를 하게 된다. 물론 그러다 보니 이자나 배당이 투자은행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이런 법안의 통과로 파국을 막았기 때문에 케인즈 경제학자들은 당시의 경제정책은 문제가 있다며 고전학파적인 생각의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을 몰아 붙였다. 물론 당시의 경제 위기가 자유주의 경제정책 때문이었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당시의 호된 경험 때문에 세계 각국은 어쩔 수없이 다시 보수적인 케인즈 경제 정책으로 터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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