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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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21)
  • 이정식
  • 승인 2017.10.2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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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2008년의 금융위기로 미국의 유서 깊은 대형 투자은행 3개 사가 파산 하였고, 전 세계적으로는 20여 개가 넘는 역사적인 은행들이 이슬처럼 사라졌다. 또한 금융 분야의 위기가 실물 경제로 퍼져 가면서 GM, 크라이슬러, 씨티 그룹 등 세계 경제를 아우르던 대형 기업들이 정부에 구제 금융을 요청해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이런 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데 평균 53개월이 걸렸고, 미국 전체 GDP의 13%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 구제 금융으로 투입되었다.

겉으로 들어난 당시의 경제 위기는 신종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예측하지 못해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는 위험도가 높고 위험에 취약한 파생상품을 만들고 취급하면서 경제 관료나 은행 관계자들 그 누구도 가장 큰 피해자인 예금주나 저소득층 근로자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일본에서의 경우처럼 이 파생상품으로 이익을 얻은 일부 금융권의 임직원들이 피해를 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갑작스런 경제 위기로 가장 큰 아픔을 겪은 것은 역시 이번에도 미국의 서민들이었다. 하루 아침에 집을 잃고 거리로 내 몰렸으며 잘 다니던 회사에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쫓겨났다. 위기 상황이 닥치기 전까지 승승장구하며 엄청난 보너스를 서로 나누어 가지며 흥청망청 대던 투자 은행이나 보험사들은 변명하기에 급급했고, 한번 날아간 서민들의 재산은 다시 찾을 수 없었다. 

1-7. 2008년 금융위기의 교훈
2008년 금융위기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나라는 엉뚱하게도 미국 월가와는 거리가 먼 아이슬란드였다. 인구도 많지 않고 청정 자연에 가지고 있는 천연 자원이 많은 이 나라는 세계적인 금융 위기와는 거리가 먼 곳 같지만, 국민 소득이나 삶의 질은 결코 낮은 나라가 아니었다. 

그전까지 보수적인 금융정책 위주로 운영을 하던 이 나라도 글로벌 경제에 적응하며 공격적이고 자율적인 금융정책으로 보다 나은 미래를 열겠다는 정치권의 야심찬 규제 완화로 한 때 신자유주의의 성공적인 모델을 적용한 나라라는 각광을 받기도 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여러 산업분야를 민영화하고 금융 산업의 규제들을 과감하게 철폐하여 자유로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에 자신이 가진 자산 이상의 레버리지를 건다면 위기가 왔을 때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아이슬란드는 2008년 금융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국가 GDP에 10배에 달하는 부채를 끌어 안게 되었고, 우리와 비슷하게 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하게 되었으며, 유럽 각국에 손을 벌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심지어 중국에게 까지 도움을 청해야 했다. 물론 이런 결과는 아이슬란드의 은행들이 무분별하게 외자를 빌어다 고위험 상품들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지만 이들 뒤에는 미국의 경우처럼 정부의 방관과 방임이 있었다.(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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