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주 가는 시대에 면암 정신이 왜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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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주 가는 시대에 면암 정신이 왜 필요할까?
  • 포천일보
  • 승인 2017.11.1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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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면암 최익현선생 숭모사업회는 제1회 면암문화재를 개최했다. 면암 최익현 선생이 평생 추구했던 忠과 義의 숭고한 정신을 이 시대에 되살려 보겠다는 취지다.

달에 가고 우주에 가는 첨단산업시대에 忠義를 되살려 보겠다는 것은 어찌 보면 케케묵은 말로 들릴 수 있다. 좀 더 좋은 소재를 찾아보면 더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일제 단발령에 맞서 ‘목을 자를지언정 부모가 주신 머리카락은 자르지 않겠다’던 면암 선생을 수구보수주의자라고 혹자들은 말한다. 쇄국주의를 고집함으로서 급변하는 정세를 읽지 못하고 문호 개방을 늦춰 결국 망국을 자초한 장본인이라고도 비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면암 선생의 삶을 알면 이야기는 달라 질 것이다. 조선말 밀려드는 열강들의 외세에 어떻게 대처했어야 좋았을까? 라는 물음은 뒤로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일제에 항거했던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면암 선생은 자신의 소신을 굽힌 적이 없다. 자기정체성 혹은 소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시대, 특히 정치인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매우 크다. 보수대통합이라는 미명하에 1년도 채 안 돼 욕하고 나갔던 정당으로 다시 들어간 정치인에게는 아마도 면암 선생의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오직 자신의 권력욕과 출세욕만 있을 것이다.

면암 선생은 보수주의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쇄국주의자도 아니다. 다만 국난에 처한 조선을 구하고자 했던 국가주의자요, 혹은 민족주의자로 표현해야 옳을 것이다.

한말 조선이 처한 상황은 오늘날과 비슷했다. 당시 일본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한 아귀다툼을 한반도에서 벌였다. 조선의 지배권을 고수하려는 중국, 그리고 중국대륙 진출 교두보를 삼으려는 일본, 해양진출을 노리는 러시아와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 등이 한반도에서 충돌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부패와 무능에 빠진 조선정부는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몰려드는 제국주의에 대처할 방안을 전혀 마련하지 못했다.

오늘날 한반도 상황은 한말 조선의 처한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편으로 보면 더 위중하다고 할 것이다. 남과 북이 대치한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과 러시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모양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를 놓고 서로가 셈법을 하고 있다.

이같은 위기 상황에서 국가안위를 위해 일하겠다고는 하지만 국민들 눈에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모습으로 보인다. 더욱이 자신의 목숨을 내 놓고 국가와 국민, 지역민을 위하겠다고 하는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 국회의원 물론 지역정치인 또한 어느 누구도 찾아 볼 수 없다.

면암 선생이 이 시대 정치인과 국민 그리고 포천시민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뭘까? 서로가 고민해 봐야 할 대상이다. 아마도 지켜야 할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킬 것을 주문하고 있다.

면암숭모사업회는 시민들에게 면암 정신을 오늘날에 맞도록 재해석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시민운동으로 승화시키겠다고 한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혼이 없는 민족과 국가는 망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정신이 없는 도시는 쇄락의 길을 걸었다. 면암문화제를 통한 국가정신과 포천정신이 되살아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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