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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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29)
  • 이정식
  • 승인 2017.11.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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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회의에 참석한 폴 폴만 유니레버 CEO는 “자본주의의 본질이 위협받고 있다. 세상의 광기를 막고, 자기 이익보다는 대의를 우선해야 한다.”며 “기업, 정부 및 금융이 새로운 윤리적 성장 틀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류 역사 이래 가장 풍요롭고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체제로의 변신이라는 자기 성찰과 변화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왜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내 몰리게 되었을까?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완전한 경쟁과 평등이라는 대 전제을 가지고 출발하도록 되어 있었다. 누구나 원하는 시장에서 자신이 만든 물건을 자유롭게 판매하고 이를 통하여 축적된 재산을 개인이 소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경제체제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조금씩 능력과 지식, 기술에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완전한 경쟁이라는 전제는 사실 더 가진 자들이 앞서 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불완전 경쟁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출발점이 다른 주자들의 달리기 시합과도 같은 것이다. 강자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자유 경쟁의 논리는 지속적으로 부가 편중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산업화의 초기에는 이런 사유재산의 증가와 경쟁력의 차이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아 자본가와 노동자에 대하여도 평등한 가운데서 계약이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즉, 노동자는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임금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본가와 노동계약을 맺지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노동자는 임금조건이 맞지 않는다 해도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으면 먹고, 입고, 자는 사는 사람다운 생활을 할 수 없다. 자신이 원하지 않은 노동조건과 임금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먹고 살기 위해 불평등한 상황에서도 노동계약을 체결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세기 이후 자본주의 시장에서 약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유경쟁이나 완전경쟁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게 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완벽하게 적용하여 평등한 경쟁과 시장 질서를 만들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자본주의는 마치 배가 부른데도 계속해서 먹어대는 도깨비처럼 자본의 축적을 한없이 이루고 싶게 만드는 인간의 욕망과 어우러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의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여러 사회 병폐를 낳게 된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물질 만능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돈이 인간 생활의 기준이 되고 돈이 삶의 목표가 되어 왜 돈이 필요한지, 그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진지한 성찰 없이 그저 돈을 모으고 움켜쥐는 데에만 혈안이 되는 가치관의 혼란이 오게 된 것이다.(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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