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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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30)
  • 이정식
  • 승인 2017.11.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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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대안

▲ 이정식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붕괴는 결국 국가 주도의 계획 경제체제의 붕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에트 연방은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1980년대 까지 서방세계에 가장 큰 위협이었다. 소련은 독일과의 2차 세계 대전을 치르면서 만들어 놓은 엄청난 규모의 산업시설과 공장들을 가동하며 물량 면에서 유럽 전역을 압도했고, 철저한 통제 사회를 유지하면서 국가가 완전하게 계획하는 경제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핵폭탄으로 무장한 소련의 위력은 난공불락의 성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산업성장은 매년 계속되었기에 일부 남미 국가들은 소련식의 통제 경제체제를 도입하여 국가를 발전시키고자 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중간첩이 올레그 고르디에프스키가 1985년 영국 정보부에 의해 런던으로 오게 되자 소련 경제의 허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때까지 서방세계에서는 소련의 경제구조와 규모에 대하여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했다. 고르디에프스키는 소련이 전체 GDP의 절반 가까이를 군비에 쓰고 있다고 폭로했다. 

소련 국민들의 생활수준은 서방세계에 비하여 매우 열악했고 생산성은 거의 바닥 수준이었다. 총으로 위협하고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면서 겁을 주어 일을 시키던 초기 소련의 경제체제는 규모가 커짐에 따라 통제가 되지 않는 매우 혼란한 상황으로 치닫았다. 계획경제와 국가 주도 경제체제가 가지고 있는 취약성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꼭 국가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지방자치단체나 개인에게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볼 수 있다. 규모가 작고 참여하는 인원이 적어 통제가 가능한 정도에서 규모가 커지면서 그 통제 범위를 벗어나면 그 사회의 경제는 누군가 한 사람에 의해 계획되고 실현된다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다. 경제 체제에 참여하고 있는 각각의 주체들은 모두 개성을 가진 인격체로서 로봇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 경제체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그라운드 룰을 정하고 그 시스템에 본인이 순응하면서 함께 체제를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현대로 오면서 지난 수 십 년 간 사회주의 경제체제가 보인 허점을 재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장경제는 국가에서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다고 낙관적으로 보았고, 여러 정책을 남발하면서 경기를 부양하고 지속적으로 경제규모가 커지도록 유도하였다. 

하지만 지난 경제 위기에서 봤듯이 그런 국가 주도의 경제체제 또는 시스템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또한 무한대로 커지는 경제나 시장규모는 있을 수 없다. 많은 사람을 고통과 시련으로 몰아넣었던 오일쇼크 시기의 스태크플레이션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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