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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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31)
  • 포천일보
  • 승인 2017.11.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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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이런 시각에 대하여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사회주의와 달리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계획과 통제가 없는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의 위기는 일종의 진화 단계로, 이 위기 상황을 잘 넘기면 또 다른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낙관론을 펼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 칠레에서 아엔대 좌파 정권을 축출하고 군사 쿠테타로 국가 지도자가 된 피노체트는 뛰어난 군인이었는지는 몰라도 경제 전문가는 아니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높은 실업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칠레의 국가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그는 밀턴 프리드먼을 면담하고 난 뒤 칠레 출신으로 미국의 시카고에서 유학을 하고 온 경제학자 그룹에 국가 경제를 맡기는 대단한 결단을 했다. 

그들은 500여 개의 국유기업을 민영화하고 관세를 낮추며 세금을 줄이는 등 의 파격적인 정책을 펼치며 실제로 칠레 경제를 짧은 기간 동안 목표한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당시 프리드먼은 경제의 자유화가 정치의 자유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칠레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경제상황은 분명 군부 독재의 통제와 억압을 벗어나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은 그다지 좋아지지 않았다. 즉 경제의 민주화로까지는 가지 못했다. 

오히려 저소득층의 국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그 이유는 국가 경제의 발전으로 발생한 이익을 일부 사람들만 향유했고, 일반 국민들은 그 혜택을 나누어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난 칠레 국민들은 이런 결과는 프리드먼 때문이라고 그를 비난했고 그의 경제 노벨상 수상식장에서 프리드먼은 집으로 돌아가라는 구호를 외치는 소동까지 벌였다. 당시 칠레의 상황을 보면 계획과 통제된 경제체제를 자유화하고 민영화하면서 분명 국가 경제는 호전되지만 그 이익을 분배하는 면에서는 매우 어려운 난관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즉,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정당하고 공정한 경쟁이 안 된다는 것과 적절한 이익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데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가가 시장 경제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믿는 것도 자만한 일이지만, 아무 정책도 시행하지 않고 손 놓고 있는 것도 직무유기인 것이다. 

경제 당국자는 사실 시장 경제의 추격자 같은 역할을 할 때가 많다. 미리 시장의 혼란을 막고 발전적으로 갈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문제가 발생하면 그 때서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시장 경제를 정책 당국자 맘대로 제어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큰 오류라고 볼 수 있겠다. 또한 그라운드 룰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대기업이나 외국계 다국적 기업처럼 덩치가 큰 회사들과 동네 빵집이나 구멍가게가 동등한 선상에서 경쟁하는 것을 완전 경쟁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보는 방임적인 시각도 문제인 것이다. 

정말 동등한 경쟁이 되기 위해서는 그 크기와 규모에 맞는 핸디를 적용해야만 하는 것이다. 어른과 아이가 맨손으로 링 위에서 대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당한 경쟁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보다 나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이 바로 사회적 경제에 있다고 할 수 있다.(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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