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당신의 한 표 얼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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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당신의 한 표 얼마입니까?
  • 한수희 포천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담당
  • 승인 2017.12.0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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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희 포천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담당

‘선거는 국민의 의무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가 이 나라를 좌우합니다.’ 라는 말은 선거일이 다가오면 흔히 듣는다. 또한 내가 투표를 하지 않으면 국민의 의무를 행사하지 않은 것이고 국민의 자격이 없다는 식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투표참여 광고도 자주 보게 된다.

나의 한 표가 어떻게 이 나라를 좌우하며, 나의 한 표가 실제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가치의 기준은 너무나도 다양하기 때문에 한 표를 어떠한 하나의 가치로 규정할 수는 없을 것이나, “2018년 6월 13일 실시하게 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포천시민으로서 내 표가 얼마의 금전적 가치가 있을까?” 로 접근해 본다면 보다 피부로 와 닿지 않을까 한다.

유권자의 한 표를 정확히 금액으로 계산할 수 없겠지만 포천시 1년 세출예산으로 어느 정도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포천시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포천시 1년 세출총괄표에는 4,424억으로 공시되어 있으며 이 금액은 1년동안 포천시청이 지출하는 예산이다. 지방선거가 4년마다 이루어지므로 4년간 포천시가 지출하는 세출예산 총액은 대략 1조 7,696억원이다. 이를 2017년 기준 포천시 선거인수 128,880명으로 나누어보면 선거인 1인당 13,730,602원이다. 13,730,602원이면 라면이 13,047개(1개당 1,050원), 쌀이 4,267㎏(10㎏당 32,100원), 차량으로는 모닝, 스파크 1대 가격이다.

물론 세출예산 전부를 선거인이 뽑은 선출직 공무원이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표의 가치가 위 금액만큼은 아닐지라도 금전적으로 보았을 때 결코 쉽게 간과할 수 없는 금액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포천시민은 얼마나 내 한 표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그간 선거에 임했을까? 올해 실시했던 포천시장 보궐선거의 투표율로 살펴보자!

2017년 4월 12일 실시한 포천시장 보궐선거의 투표율은 35.3%로 총 45,612명이 투표하였다. 기존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28%로 기록한 것에 비해 투표율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2017년 4월9일 실시했던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투표율 50.9%에 훨씬 미치지 못하였고 제19대 대통령선거로 인해 국민적 관심이 선거에 집중되었던 시기였던 점을 고려해 볼 때 포천시장 보궐선거는 기대 이하의 투표율을 보였다.

포천시장 보궐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은 선거인이 64.7%나 된다는 점은 64.7%의 표의 가치가 상실되었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위에서 예를 들었듯이 만약 1표의 가치를 13,730,602원으로 책정한다면 투표하지 않은 64.7%의 표의 가치는 2,862억3천2백8십만원이다. 내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올해와 비슷한 투표율을 보인다면 포천 시민은 총 2,862억3천2백8십만원의 시예산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2017년 6월 13일 실시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있어서도 ‘나 하나 쯤은 투표하지 않아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한 표로 13,730,602원에 상당하는 금액이 내 고장 숙원사업에 쓰인다는 생각으로 접근해 보면 결코 내 한 표의 가치가 가벼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한 표를 경제적 가치로 판단해 볼 때, 선거는 결국 우리 시의 대표자와 살림꾼을 선별하는 중요한 일이다. 선거때마다 어느 후보자를 고를까, 이 후보자는 공약이 무얼까, 다른 후보자와 비교해서 이 후보자는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을까를 비교를 해보고 원하는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은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라 4년간 포천시 예산 1조 7,696억원을 알뜰이 적재적소에 배분․투자하는 일꾼을 선별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내년 제7회 동시지방선거에 있어 포천시민은 내 집안의 살림꾼을 선정함에 있어서 철저히 학연․지연․혈연을 제외하고 공약과 실력 그리고 올바른 도덕적 가치관을 지닌 후보자에게 13,730,602원 가치의 한 표를 투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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