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연 사격장대책위원장 인터뷰] “피해대책 못세우면 외부단체 연대 사격장 폐쇄운동 할 것”
상태바
[이길연 사격장대책위원장 인터뷰] “피해대책 못세우면 외부단체 연대 사격장 폐쇄운동 할 것”
  • 포천일보
  • 승인 2018.01.03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년간 피해대책 마련 요구에도 용역비 예산 조차도 무성의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이길연 포천시사격장대책위원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국방부와 미군측의 미군로드리게스 사격장 주민피해 대책마련이 형식에 그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방부가 실시하고 있는 용역결과 만족할만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사격장 폐쇄 등의 강경한 대처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지난 3년간 주민들만의 노력으로 안전대책 수립을 요구했지만, 개선된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외부 진보단체와 연대가능성을 내비쳤다. 진보단체와 연대해 미군철수는 물론 사격장 폐쇄운동을 하겠다는 취지다.

김영우 포천가평 국회의원이 사격장 문제에 무관심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이 국회 국방위원장이면서도 국회차원의 주민피해 특별법 제정은 물론 용역비조차도 마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는 빵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다음은 이길연 위원장과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미군 로드리게스 사격장앞 1인 시위가 800일 이상이 됐다. 그 이유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65년 전 국방부는 로드리게스 사격장 부지를 강제로 징발해 미군 사격장으로 만들었다. 토지소유주들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쫓겨난 것이다. 강제징발 당한 땅을 다시 지역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격장이 생겨난 이후에 계속되는 소음과 도비탄, 환경피해 등의 주민피해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도저히 살 수 없다. 최소한의 안전대책이라도 수립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미군과 국방부가 외면하고 있다.

◇2014년 포천시범사격장대책위원회가 꾸려진 이후 많은 활동을 해 왔다. 그럼에도 도비탄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면 그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안전대책은 무엇인가?

사격장이 들어선 이후 도비탄 사고는 물론 사망사고가 수없이 많이 발생했는데도 군사정권 시절에는 말조차 못했다. 국가안보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자국민 희생에 대해선 보상은커녕 말조차 못하게 했다.

사격장대책위원회가 발족한 이후에도 14차례 도비탄 사고가 발생했다. 여기에 산불은 26회나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과만 했을 뿐이다. 사고발생 때마다 이어지는 형식적인 사과는 더 이상을 믿을 수 없다.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

농번기 때 주민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해 공황상태에 빠진다. 낮에 일하고 밤에는 쉬고 다음날 농사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사격장에서 뿜어대는 소음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농민들이 쉬는 야간시간에는 사격을 중지해 달라고 했는데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미군이 120억원을 들여 도비탄 방지시설을 했다고 하는데, 이번엔 도비탄이 아닌 유탄이 민간에 떨어졌다. 매번 사과 수준에 그친 미군을 믿을 수 없다. 사격장을 폐쇄나 이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주민이주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어둠의 땅에서 이젠 양지의 땅으로 돌려받고 싶다.

◇주민안전대책으로 미군과 국방부에 무엇을 요구하고 있나?

미군과 정부에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최소한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과 전 세계에서도 로드리게스 사격장과 같은 사격장은 없다. 한국 미군 주둔군은 물론 괌과 알래스카 주둔군 등 해외파병 미군들은 한미연합훈련이라는 명분으로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훈련을 한다. 훈련이 끝나면 그 무기를 한국에 팔고 간다. 그런데도 미국은 미군주둔비를 한국에 전가하고 있다. 미국 이익이 없으면 한국에 주둔하겠나?

주민들이 안전대책 수립을 수없이 요구했지만, 2016년5월까지는 사격중에 산불이 발생했을 때도 사격훈련을 계속했다. 이후에 산불진화 장비가 도입되었다. 하지만 현재도 야간 사격중에 산불이 발생하면 진화장비가 없어 밤새도록 태운다. 불이 민가로 번질까봐 주민들은 밤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건 아니다 싶다. 사격장 주변지역 주민들의 인권문제와 환경오염에 대해선 중앙정부와 미군은 관심조차 없다. 세계 최강이라는 미군이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현장이다. 미국 대사관 앞 시위 때 미국 대통령에게 서안문에서 한국민을 무시하고 포천시민을 말살하는 로드리게스 사격장을 폐쇄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포천시의회에서 로드리게스 사격장 전차전용 진출입 도로개설 예산 10억원을 삭감했다. 주민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나?

포천시 예산을 들여 창수면 전차진출입로 개설을 하겠다는 것은 잘못됐다. 포천시민의 혈세를 투입하겠다는 공무원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국방부 사업을 포천시에 떠넘기는 것은 날도둑놈들 같다. 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 14일 주민간담회에서 서주석 국방차관 면담시 정책실장에게 재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에게 이런 것 조차 확인 못했는지 묻고 싶다. 김영우 의원이 지역주민 예산을 챙기는 것은 자기 책무가 아닌가?

또 국방부에서 서울시립대에 의뢰해 로드리게스 사격장 주민피해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용역비가 국방예산에 반영되지 않았고, 국방부 자투리 짜깁기 예산으로 용역을 하고 있다. 김영우 의원이 국방위원장인데도, 용역비조차 산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서주석 차관도 어이없다고 했다.

충분한 용역비가 산정되지 않다보니 용역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용역시행사가 마을에 상주하면서 충분하게 조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간헐적인 방문조사로는 실효성이 없다. 그 일례로 지난 11월7일 서울시립대 용역팀이 소음측정을 위해 방문했다.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측정을 했다. 헬기사격을 하지 않았는데도 105-110db 나왔다. 헬기사격을 하면 120db이 넘어간다. 그런데도 용역은 헬기사격을 빼고 일반화기 소음측정 밖에 할 수 없었다. 측정자도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원인은 용역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김영우 의원은 국방위원장으로서 충분한 예산을 반영할 수 있다. 용역비는 특별법이 제정되면 얼마든지 반영할 수 있다. 용역비조차 마련 못하는 김영우 의원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는 빵점이다.

◇국방부와 미군측에 요구하고 싶은 사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먼저 포천시의회 사격장특위 활동이 미흡했다. 특히 중앙정부와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전무한 상태다. 그나마 이형직 의원의 중간역할로 청와대 행정관이 방문해 대통령께 보고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국방부에서도 나름대로 방안을 찾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개선된 게 아무것도 없다. 도비탄 방지벽을 설치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사격장대책위원회는 총리실 산하에 영평사격장 TF팀 구성을 국방차관에게 요구했다. 총리실 산하에 TF팀이 설치되면 정부 8개부에서 각종 피해대책 대안을 내 놓을 것이다. 서주석 차관도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사항이다.

◇주민요구 사항을 국방부와 미군측이 수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조속한 시일에 주민들이 요구하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사격장 폐쇄운동에 나설 것이다. 그리고 사격장이 있는 불무산 정상에 올라가 사격을 막겠다.

대책위원회가 꾸려진 후 3년간은 진보단체에서 함께 하자고 계속 제안했다. 그렇지만 포천시민 힘만 가지고 대책마련을 요구해 왔다. 단 한건도 외부 단체와 연대하지 않았다. 이점을 중앙정부는 똑바로 알아야 한다. 한농연 활동을 한 사람으로서 함께 하자고 요구만 하면 얼마든지 연대할 수 있다. 만약 포천시민 힘만으로 어렵다고 판단되면 외부단체와 함께 할 수 밖에 없다. 국방부와 미군의 진정성 있는 주민피해 대책마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