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포천미래교육도시 추진에도 갈 길은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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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포천미래교육도시 추진에도 갈 길은 멀어 보인다
  • 포천일보
  • 승인 2018.01.0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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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포천시의 시정방향 가운데 교육문제가 눈에 띤다. 관내 고등학생들에게 진학과 취업에 필요한 투트랙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는 게 주요 요지다.

이를 위해 포천시는 지난해 11월29일 포천교육지원청과 포천미래교육도시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 12월28일에는 포천교육지원청과 시민 등 8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래교육도시 실현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교육예산 역시 2017년 46억8100만원에 비해 2018년에는 23%가 증가한 57억4700만원을 편성했다.

큰 틀에서 보면 환영할만한 일이다. 역대 군수와 시장 가운데 포천의 교육문제를 시정중심에 둔 지역 정치인은 아무도 없었다. 교육은 단순히 교육청과 학교의 문제로 치부한 측면이 있었다. 자칫 교육문제를 거론했다가 지역유권자들의 반발에 부딪칠 수 있다는 정치권의 우려 때문에 사실상 방치한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측면에서 2018년을 포천교육 발전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김종천 시장의 의지표명은 시민의 입장에선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김 시장 또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포천시 전체 예산대비 1.13%에 불과한 교육예산을 3%까지 증액시키겠다고 밝힌바 있다. 경기도내 평균인 3%까지 예산을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다. 개발예산이 급증하고 있는 포천시 입장에서 보면 매우 획기적인 발상이다.

하지만 포천시와 김종천 시장의 노력에도 타 도시에 비해 학력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현실을 막아 낼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다. 포천교육지원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토론회를 개최했지만, 이렇다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토론회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노출됐다. 수요자인 학부모들을 초청해 놓고 공급자 입장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이었다. 이렇다보니 토론회 진행도중 많은 학부모들이 자리를 떠났다. 포천교육에 문제가 많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문제를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당사자는 다름아닌 학부모들이다. 학부모들이 느끼는 교육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의견 개진 기회를 폭넓게 제공했어야 한다. 이와 함께 일선 교육현장 교사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빼놓고 교육문제를 논할 수 없다. 그런데도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본적인 대안을 제시되지 못했다.

교육문제를 포천시가 2018년 최대 화두로 내놓았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인 고민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과거와 달리 공급자 중심의 행정은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 비단 교육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행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요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공하는 행정서비스는 그저 마지못해 행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할 것이다.

교육의 시작은 교사와 학생들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포천의 교육문제를 제대로 접근하기 위해선 일선 교사들의 마음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학부모와 교사들이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학부모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와 토론회를 여러차례 가져야 한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 후 학부모와 학교장, 교사,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교육거버넌스를 구성해야 한다. 그 토대 위에 교육정책을 수립해야 진정한 교육 해법이 나올 것이다.

비록 늦은 감은 있다. 하지만 이제라도 포천시가 교육문제에 발벗고 나선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공급자 중심에서 벗어나 실제 실행자인 교사와 수요자인 학부모, 학생의 요구사항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포천시의 정책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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