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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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53)
  • 이정식
  • 승인 2018.02.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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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사회적 기업을 몇 군데 소개하고자 한다.

1. Tom's Shoes(미국)

▲ 이정식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구입하면 제3세계의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그 이익을 기부하는 일대일 방식의 기부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신발 회사이다.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가 2006년 창립하였고, 그의 창립 의도는 맨발로 돌아다니는 제3세계 어린이들의 비참함을 개선해주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는 우연히 아르헨티나를 방문했을 때 그곳의 어린이들이 돈이 없어 맨발로 다니는 광경을 충격적으로 보게 되었다. 당연히 자주 다치기고 하고 병에도 잘 걸렸다.

그래서 그는 일회적인 기부를 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아이들이 그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초창기 그는 약 200여 켤레만 제공하고자 계획을 세웠지만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 : 사회적 이슈와 기업의 영업을 연결하여 일종의 착한 소비를 유발하는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끌어 올리게 되었다.

특히 2007년 이후에는 유명 연예인인 스칼렛 요한슨, 키이라 나이틀리과 같은 헐리우드 스타들이 이 회사의 신발을 신고 다니는 모습이 대중에게 전파되면서 인기가 급 상승하게 되었다. 또한 최근의 적극적인 SNS의 흐름에 맞춰 탐스슈즈를 신은 소비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주변에 홍보하게 만듦으로서 기업 자체도 크게 성장했다. 현재는 30여 개 국에 지부를 둔 글로벌한 브랜드회사로 성장하였다.

이들은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신발의 현지에서 조달하는 ‘기빙 슈즈’ 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 현지에서 생산 조달을 통해 700여 명의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익의 일부를 현지 어린이들의 구충제나 의약품 등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산모의 안전한 출산과 보건 프로그램 등에도 투자하여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

2. Pioneer Human Service (미국)

스타벅스의 고향인 미국 시애틀에는 전과자와 약물중독자, 노숙자들을 고용하여 사업을 하는 파이오니어 휴먼 서비스라는 회사가 있다. 이들은 교도소의 직업훈련과정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직원채용을 한다. 변호사 잭 탈턴 이라는 사람이 설립한 이 회사는 단순히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갱생프로그램이다. 1963년 달턴 역시 회사 돈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2년간 교도소에 복역한 적이 있었고, 거기서의 경험이 1963년 회사 설립으로 이어졌다.

매우 특이한 것은 이곳에는 다른 사회적 기업과 달리 외부에서의 지원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을 스스로 자신들의 사업을 통해 돈을 번다. 또한 회사의 자금을 대는 주주도 없다. 즉 모두가 주인인 셈이다. 이들은 회사 운영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을 사회 서비스와 사업 확장을 위해 꾸준히 투자한다고 알려졌다.

주류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맹주인 미국에서 이런 도전적인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현재 크고 작은 계열사 10여 개를 통해 2008년 기준 연매출 6,400백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들은 현재 보잉사와 협력하고 있는 인더스트리, 건설, 식품, 카페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물론 대기업의 투자를 받기도 한다. 보잉의 투자로 세워진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투자만 받았을 뿐 주식을 판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잉 역시 대주주는 아니다. 또한 카페 사업의 경우도 스타벅스로부터 25만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지만 현재는 사업을 통한 이익으로 모두 상환하였다.

파이오니어 휴먼서비스는 연간 운영비용의 99% 이상을 자체 수익으로 충당할 만큼 건실한 기업운영을 하고 있다.

3. JUMA (미국)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직업훈련과 취업기회를 제공함으로서 빈곤에서 탈출하고 건전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 사회적 기업이다. ‘주마’ 라는 말은 스와힐리어로 ‘일’ 이라는 뜻이다. 이 회사는 미국의 가장 큰 아이스크림 회사인 ‘밴 앤 제리’ 의 후원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밴 엔 제리’ 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아이스크림 제조와 판매에 대한 기술을 전수해 준 뒤 이들은 프랜차이즈 형태로 창업시켜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누군가도 도울 수 있다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퍼지면서 ‘주마’ 뿐만 아니라 ‘밴 엔 제리’ 도 사업이 잘되는 상생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마’ 직업훈련 과정에 참여하여 성공적으로 창업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지역의 불우한 청소년들도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으며 지역의 크고 작은 청소년 관련 문제들이 줄어드는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주마’ 의 관리자들은 이윤창출과 사회적 미션 수행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향해 일하고 있고, 저소득청소년들의 멘토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직업재활과 기존 시장경제 주체들의 협력으로 얼마든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우리나라에서도 접목해 볼 수 있는 여러 응용 아이템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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