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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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56)
  • 이정식
  • 승인 2018.03.1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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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Santropol Roulant (캐나다)

▲ 이정식

노인들의 도시락을 자전거로 배달하면서 세대 간 사회적, 경제적인 고립 관계를 깨보자는 의미로 출범된 캐나다의 사회적 기업이다.

Santropol 이라는 카페에서 일을 하던 두 친구 Christopher Godsall과 Keith Fitzpatrick은 자신들의 자원 봉사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과 노인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사회적인 시스템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청소년들이 노인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갖다 주면 서로의 생각이 교류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청소년들은 도시락을 제공하기 위한 근로자로 고용에 참여하고 노인들은 이들이 갖다 주는 도시락을 먹으면서 두 그룹이 서로를 이해하고 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단순히 세대 간의 유대관계만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의 공동체 의식의 고취와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마음도 함께 하고 있다. 일주일에 5일은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수 천 명의 단체원들이 직접 만든 수제 도시락을 들고 각 지역을 다니며 봉사를 하고 있다. 도시락에 들어갈 유기농 채소를 키우기도 하고 전국의 올바른 식재료들을 발굴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예산을 기부와 봉사에 의지하고 있지만 독지가들의 현물 기부나 기관, 단체의 기부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0. Noppo (일본)

노포는 일본의 농업 관련 사회적 기업이다. 대학에서 농업 관련 전공을 한 와키사가 마사토에 의해 2000년대 중반 설립된 회사로 농촌의 부족한 일손도 돕고 젊은이들이 농사 필요한 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곳이다.

그는 농촌 현장에서 늘 어른들이 쓸만한 인재가 없어 고민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또 젊은이들은 관심은 있지만 일할 만한 곳이 없다고 하소연 하였습니다. 이 두 가지를 접목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노포를 설립했다.

젊은이들을 고용하는 농가에게는 판매지원과 인터넷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이를 통한 매출을 통해 젊은이들의 일자리도 단단하게 다지는 것이다. 그들이 만든 웹사이트는 유기농 채소와 여러 지역 농가들의 정보가 들어 있어 사람들이 이를 통해 손쉽게 물건을 구입한다. 또한 SATT 라는 무가지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이 알려지면서 이곳에 자신의 물건을 팔려는 사람들이나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농촌을 배우기 희망하는 젊은이들도 무척 많이 늘었다.

SATT 통해 취업을 하는 젊은이들은 인턴이라 부르지 않고 스텝이라 부르는데 단순한 직원이 아닌 파트너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 단순히 농가에서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 젊은이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농가 현장에서 기술을 배우고 장차 자신들이 해 나가야 할 농촌에서의 사업을 구상하도록 만들어 준다. 그들이 말하는 대로 이곳은 일터라기보다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일자리와 구직자를 단순 연결한 사업이라면 아마도 비슷한 종류의 일을 하는 곳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농촌의 미래를 위한 사업 아이템을 농촌과 젊은이들이 함께 고민하자는 의미가 들어 있어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나름 영역을 만들며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들이 있어 몇 곳 소개하고자 한다.

1. 용인 장애인 재활작업장 - 쿠키 트리

일자릴 구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이 직업 재활을 하면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곳이 바로 장애인 재활(보호)작업장이다. 2009년 용인에서 문을 연 이 쿠키 트리는 이런 장애인들이 종량제 쓰레기 봉투제작을 하는 작업장으로 문을 열었다. 뒤이어 수제 쿠키를 만드는 라인을 새롭게 만들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창업초기 장애인들이 만드는 쿠키라는 것이 쉽지 않았던 이곳은 관련 지식 습득은 물론 식품위생관련법규와 인허가 등의 난관을 극복하고 지역의 연고를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이 알려지고 쿠키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최근에는 소셜 커머스 업체 같은 인터넷 업체들이 거래를 자처하고 나서는 등 입소문을 타고 있다. 초기 장애인들을 돕자는 취지의 영업 전략은 이제 품질로 승부하는 진정한 쿠키 제조사로서의 자존심으로 승부를 하는 전문 영업 전략으로 바뀌었고, 다른 회사와의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고정 거래처로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회사에는 직원들을 위한 교육과 세미나, 선진지 견학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면서 역량강화를 위한 노력도 하고 있으며 다양한 판로 개척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물론 쿠키라는 영업 영역이 대기업도 많고 여러 경쟁 업체들도 많은 만큼 지금까지보다도 더 어려운 환경에 노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가진 열정과 헌신적이 노력만큼은 어디에 내 놓아도 뒤지지 않기에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 토종 종자 보존 사업 - 괴산군 흙살림

사라져 가는 토종종자의 보존과 종 다양성 확대를 유기농업으로 실천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곳에는 300여 가지 토종벼와 1,500여 가지의 토종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관련 분야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과 미국,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종자를 미래의 전략산업의 핵심으로 간주하고 국가 전략차원에서 마치 첨단과학기술처럼 외부로의 유출을 막기 위해 단단히 지키고 있다.

1991년 민간차원에서 우리 종자를 지키고 발전시키자는 의미에서 설립된 이 회사는 우리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미생물을 활용하는 등 유기농법을 기초로 흙도 살리고 사람도 살자는 의미의 농사법을 개발하고 보급하며 종자 연구을 통한 종자수출까지 하고 있는 곳이다. 화학비료와 합성농약을 대체 할 수 있는 친환경 농법과 농자재 개발과 농민교육도 이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요 사업이다. 

또한 자체 쇼핑몰을 통해 친환경 농축산물을 판매하고 있고 전국 7개 지부, 9개 지회 1만 여 명의 농민회원을 구성해 ‘흙살림 운동’을 펼치고 있다. ‘흙살림 운동’이란 살아있는 흙 만들기를 토대로 건강한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유통을 표방하며, 궁극적으로 친환경유기농업을 확산시키는데 운동이다. 국내 최초로 친환경 민간인증기관 지정을 받기도 했다.

최근 친환경과 도시농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이들이 개발한 농법과 농자재 등이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여러 기관과 지자체들을 통해 노하우가 전수되고 있다.(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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