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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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57)
  • 이정식
  • 승인 2018.03.1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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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버려진 폐기물로 제품을 만드는 - 터치포굿

▲ 이정식

버려지는 현수막을 이용하여 패션 소품으로 만드는 일을 시작으로 여러 버려지는 폐기물들을 재활용하여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하지만 이 기업의 목표는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상품들이 쓰레기가 되지 않고 다시 쓸 수 있는 상품이 되도록 바꾸는 노력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은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는 기관이나 기업에 컨설팅이나 교육을 하면서 페기물이 될 상품들을 그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기념품이나 비품으로 재 가공해주고 있다. 

일명 업사이클링이라고 하는데 이런 업사이클링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일도 하고 있다.

이 회사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게 만든 현수막 재활용의 경우도 선거철에 많이 버려지는 현수막들에 적혀 있는 정치인들의 여러 공약들이 과연 다음 선거 때까지 잘 지켜지는지 확인하자는 의미에서 가방으로 제작하여 계속 사용하면서 공약이행 여부를 지켜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8,000톤으로 분리수거가 잘 되는 편이다. 하지만 이 분리 수거된 쓰레기들을 재활용하는 비율은 OECD 국가들 중 가장 낮은 편이다. 터치포굿은 재활용 쓰레기는 물론 일반 폐기물까지 상품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더 많은 성분분석과 유해성 여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하지만 이런 버려지는 폐기물들도 훌륭한 제품으로 바뀔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단순히 버려지는 쓰레기를 재활용한다는 자연보호의 차원을 넘어 그 폐기물들이 스토리를 가진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하도록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인다. 최근에는 여러 기업들이 이런 터치포굿의 아이템을 이용하기 위하여 파트너로 나서고 있다.

4. 어르신을 위한 실버 영화관 - 허리우드 클래식 극장

노인들을 위한 실버 전용 영화관을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한 때 개봉관으로 인기가 많았던 종로 낙원상가의 허리우드 극장은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런 허리우드 극장을 이용하여 추억의 명화들을 상영하는 노인전용 극장으로 새롭게 변모시켜 영화관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이다. 55세 이상의 시니어들은 단돈 2천원만 내면 이곳에서 지나간 명작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지금까지 상영된 영화들을 보면 개봉작이었던 ‘벤허'를 비롯하여 ’대지‘, ’사운드 오브 뮤직‘, ’거상의 길‘, ’백조‘ 등 예전에 많은 인기를 누리던 명작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이곳의 직원들 역시 70대 이상의 노인들이다. 비록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책임감이나 경륜이 뛰어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믿음직스런 직원들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2천원의 상영료로 운영하기는 쉽지 않은 일, 하지만 이런 이곳의 의미를 알게 된 SK케미컬과 유한킴벌리를 비롯한 하나은행 등에서 지원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제 이곳에는 어르신이 DJ를 보는 커피숍도 있고, 단 돈 3천원이면 먹을 수 있는 국수집도 있으며 여성들의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한 미용실과 시니어 전문 용품들을 판매하는 매장도 있다.

단순히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복지 차원에서 노인들이 즐기고 만족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을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5. 국내 최초 공정여행 기업 - 트레블러스맵

단순히 즐기기만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와 환경을 지키고 해당 지역경제까지 생각하는 함께하는 공정여행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가능하다면 여행을 간 지역에서 그 지역의 특산물을 구입하고, 현지인을 가이드로 고용하여 일자리도 창출하며 지역 문제를 고민하는 단체를 방문하여 기부도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여행상품을 개발하여 판매한다. 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환경보호를 위해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강구하며 현지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행인원도 20명을 넘지 않도록 여행단을 구성한다. 이런 여행을 일종의 책임여행이라 부르며 자신이 여행한 곳을 단순히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항상 저개발국의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만을 찾아가는 것은 아니다. 원시의 자연이 살아 있는 친환경적인 여행상품도 개발하며 태국의 유명한 치앙마이의 동네관광을 하는 등 유명 관광지도 다녀올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이 기획하는 여행은 그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동참하는 여행, 도움을 주는 기부의 여행, 환경과 지역 경제를 생각하는 책임의 여행이다. 

강제 쇼핑을 강요하는 여행이 아니라 현지에서 직접 소비자와 생산자가 만나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 그래서 이곳의 상품은 외국뿐 아니라 국내 상품도 많이 있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여행도 있으며 회사와 단체에서 원하는 테마를 주제로 상품을 만들기도 한다. 의미는 크지만 여행은 재미있게, 그리고 실속 있게 떠나는 것이다. 단순한 패키지 여행이 아닌 자신이 의미를 찾아 떠나는 컨텐츠를 담은 여행상품으로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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