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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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63)
  • 이정식
  • 승인 2018.04.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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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재배라는 일종의 신사업에 성공하여 마을 자체가 살아난 대표적인 사례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성공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와 같은 성공 뒤에는 버섯재배 기술이라는 넘어야 하는 산이 있다.

만일 이 마을에서 버섯재배에 성공하지 못했거나 마땅한 유통 활로를 찾지 못했다면 이와 같은 성공사례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마을기업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생각할 때 결국 기술개발과 유통이라는 가장 단순하고도 중요한 요소을 충족시켜야 마을기업이 성공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문제는 마을의 힘만으로 극복하기 무척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가장 기본적인 지원책은 바로 상품생산과 유통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것에서부터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요코하마의 ‘코닌다이타운 카페’도 성공 사례 중에 하나이다. 대도시 주변의 부심권이 그렇듯 요코하마의 변두리인 이곳은 일종의 베드타운이었다. 사람들은 일을 하기 위해 낮에는 회사가 있는 도심으로 떠나고 잠을 자기 위해 밤에 들어오는 곳이 이곳이었기 때문에 낮에는 사람이 별로 없는 활력 떨어지고 생기 없는 조용한 주거지역이었다. 

마을사람들은 이런 조용한 마을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 2005년 마을 주민이라면 누구나 들어와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이 카페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주민들이 생산한 다양한 소품이나 생산물들을 사고 팔 수 있는 장터 같은 공간도 생기게 되었다. 처음 그저 차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려고 사람들이 들어왔지만 지금은 100개가 넘는 업체들이 생산물을 가지고 나와 판매하는 일종의 백화점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카페가 출범할 때는 행정적인 도움을 받으며 운영했지만 2007년 이후에는 완전히 자립하여 경쟁력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 농촌의 경우도 ‘로컬푸드마켓’이라는 지역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다. 모든 지역에서 이런 매장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대부분의 농민들은 자신이 생산한 작물을 판매할 루트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기능의 유통채널은 계속해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생력을 갖춘 유통채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일종의 복합공간으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즉, 도심지역이라면 ‘코닌다이타운 카페’ 처럼 사람들을 이어주는 카페형, 백화점 형이 더 맞을 것이고, 인구가 많지 않은 농어촌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원하는 교육시설 또는 노인시설, 건강센터 등의 모습이 더 맞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대규모의 하드웨어를 먼저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 맞는 컨텐츠가 담기고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스스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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