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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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68)
  • 이정식
  • 승인 2018.04.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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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서울 마장동 고기 익는 마을

서울 성동구 마장동은 버스 터미널이 있던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1950년 말부터 대규모 도축장과 경매장, 식당 등이 함께 있는 축산물 전문 시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98년 마장동에서 도축장은 사라졌지만, 축산물시장은 지금도 건재하고 있으며 수도권 한우 유통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지만 도매시장이다 보니 대부분의 고기 유통이 끝나는 오전이 지나면 인근은 지나다는 사람이 거의 없는 썰렁한 동네가 되어 버렸다. 당연히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다보니 인근 상가나 주변 지역이 모두 낙후될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3년 상인들은 축산물시장 진흥을 위해 마장축산물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그리고 2011년에는 ‘고기익는 마을’이란 이름의 마을기업으로 선정되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하던 방식대로 고기를 사서 인근의 식당 어디든 들어가 이용하면서 상차림비를 따로 받는 방식으로 저렴하게 고기를 유통한 것이다.

마장동의 신선한 축산물이 시중보다 약 30% 정도 저렴한 가격에 팔리는 당연히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의 관광코스로도 유명세를 타면서 매출도 3년 사이에 거의 다섯 배가 넘게 늘었다고 한다.

‘고기익는 마을’의 성공에는 지역의 상인들과 행정을 맡은 관인 구청의 협치가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즉 상인들이 스스로 지역을 바꾸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고, 이들의 성공을 위해 구청에서 재정과 행정적인 지원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마장시장은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돼 3년간 총 18억 원을 지원받았으며, 2015년에는 중소기업청의 승인을 받아 예산 15억 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고기익는 마을’이라는 마을기업의 성공에는 상인들이 만든 협동조합도 큰 몫을 담당했다. 시장 상인들은 축산물의 유통을 효과적이고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고기익는 마을’을 통해 공동으로 유통을 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함으로 성공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6. 경남 남해 두모마을

두모마을은 경남 남해 상주군에 위치한 유채꽃과 메밀꽃의 군락지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유채꽃으로 유명한 다른 지역과 달리 이곳은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유채꽃 군락을 가지고 있어 색다른 느낌을 주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유채꽃 군락지에서 멀리 남해 바다가 보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곳이 마을기업으로 유명한 이유는 70가구 120명의 마을 사람들 모두가 마을기업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마을 사람 모두가 마을기업의 일원인 셈이다.

단순한 체험마을이 아니라 사업을 하는 마을기업으로 조직을 갖춘 뒤 여러 콘텐츠들을 첨가하여 그냥 사람들이 왔다 가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는 마을로 만들어 갔다. 약 2만 평의 메밀꽃 단지에는 체험만이 아니라 가을 추수를 통해 메밀 생산도 하고 있다. 많은 관광시설과 인프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 그대로를 사업의 원천으로 삼아 남다른 콘텐츠를 접목하여 성공한 마을기업으로 꼽히고 있다.(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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