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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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74)
  • 이정식
  • 승인 2018.05.2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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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활사업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의 제도화 아래 들어가면서 조건이 되는 수급자들은 의무적으로 자활사업에 참여하도록 강제되었다는 점도 불리한 점이다.

사업역량이 부족하고 본인의 의지가 없는 사람들이 의무적으로 사업에 합류하는 것이 전체 자활사업에서 오히려 경쟁력과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자활사업에 참여하는 대상자들이 의무적으로 자활기업을 설립하도록 강제하지는 않지만 자활센터는 의무적으로 3개 이상의 자활기업을 설립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두어 일종의 ‘보여주기 식’ 의 사업을 하라고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자활기업이 운영상 어려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제도상의 허점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수급자에서 탈락되는 순간 그동안 누리던 수급자로서의 보장을 누리지 못하게 되어 있다.

만일 자활사업을 통해 본인의 급여가 높아진다면 언제든지 자신이 수급자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합급여 시스템에서 개별급여, 맞춤형 급여로 변경하였다. 이전에는 수급자의 기존에서 단 돈 1원만 초과되어도 모든 보장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젠 보장되는 급여를 분리하여 수급자 요건에서 벗어나더라도 어느 정도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이 제도의 요체였다. 그러나 여전히 수급과 탈 수급 사이에서 사람들은 혼란을 겪고 있고, 행정적인 불편, 시행상의 난점 등이 있어, 탈 수급을 통한 사회로의 복귀보다는 그대로 수급자 상태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경우가 여전히 높은 편이다.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에서 거창하게 실시된 이 개별급여, 맞춤형 급여제도 역시 여전히 사각지대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으며, 빈곤층의 탈 수급을 유도할 수 있을 만큼의 유인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다음에 계속)

 

어렵게 일을 하면서 시장경제의 날카로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는 것보다 조금 불편하고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수급자 상태로 있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면 자활기업이 성장 할 수 있는 동력은 많이 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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