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적법절차 다 거쳤다 그러나 포용의 정치는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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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적법절차 다 거쳤다 그러나 포용의 정치는 못하겠다(?)
  • 포천일보
  • 승인 2018.08.0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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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31일 민주당 포천가평지역위원회 지역대의원 대회에서 이철휘 위원장은 유독 민주당의 화학적 결합과 결속을 강조했다. 이 위원은 또 “민주당 지역위원회는 뺄셈이 아니라 덧셈의 정치를 해야 한다.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사실 이철휘 4성 장군이 민주당 포천가평 지역위원장으로 내정되었을 때 시민이라면 누구나 포천의 지역정치 문화를 바꿀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기성 포천 정치인과 달리 원칙과 절차를 지키고, 포용의 리더쉽을 발휘해 잘못된 지역정치 문화를 바꿀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방선거 과정과 민주당 지역대의원 대회에서 보여준 이철휘 위원장의 행보는 너무 기대가 지나쳤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실망을 넘어 기성 포천 정치인과 다른 게 없다는 여론마저 나온다.

이철휘 위원장이 지역대의원 대회에서 언급한 인사말을 요약하면 올 3-4월에 입당 당원과 기존 당원간의 화합을 다지는 덧셈의 정치라고 여겨졌다. 자유한국당 혹은 그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건너와 몸집을 키웠으니, 이젠 기존 당원들과 화합을 이루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또한 포천가평 민주당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던진 화합과 포용의 메시지로 받아 들여졌다.

그러나 지역대의원대회 직후 이날 선임된 포천가평지역위원회 전국 대의원과 상무위원 대부분은 자유한국당 출신이거나 이철휘 위원장을 추종하는 일부 기존 당원으로 구성됐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다시 말하면 기존 민주 당원의 대표격인 최호열 전 위원장측이 추천한 당원 전체가 배제됐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화합과 결속,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이철휘 위원장 역시 포천다운 포천을 만드는데, 최호열 전 위원장 혹은 이 위원장에게 반감을 가졌던 당원 모두를 포용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전국대의원과 상무위원 명단을 보면 누가 보더라도 이철휘 위원장이 그토록 강조했던 화학적 결합이나 덧셈의 정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철저한 승자독식에 의한 지역위원회를 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역위원회 관계자가 말한 것처럼 민주당 당헌당규에는 어긋남이 없어 보인다. 이 관계자가 “당의 화합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사람이나 반감이 있는 사람은 배제했다. 모든 것은 위원장의 권한”이라고 말한 대목에서도 화합의 메시지는 읽을 수 없다. 당의 화합을 위해 화합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최호열 전 위원장측이 추천한 당원은 상무위원 선임에서 배제했다는 논리다.

그러나 민주당 당헌당규를 다 지켰으니, 이철휘 위원장을 따르지 않으면 인정 못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어떻게 보면 자유한국당에서 넘어와 포천가평지역위원회를 점령했으니, 항복하라는 강한 군인정신(?)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기간 동안 이철휘 위원장의 포천가평지역위원회 체제는 무늬만 민주당이지 자유한국당 2중대 혹은 더불어한국당이라는 비아냥 섞은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이 말에는 그들이 과연 민주당원으로서의 정체성이 있는냐는 지적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변한 게 없어 보인다.

민주당 지역위원회에서 조차 화합적 결합과 덧셈이 정치를 하지 못하면서 수많은 의견을 가지고 있는 16만 시민사회를 단합을 어떻게 이뤄내겠다는 것인지 그들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덧셈의 정치를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철휘 위원장에게 협조하지 않는 당원 배제의 이율배반적인 논리다. 다소 시간이 소요될지라도 원칙과 절차를 지키고 포용의 정치를 한다면 이철휘 위원장의 정치력은 매우 커 보일 것이다. 반대로 외면한다면 지역민들로부터 결코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시민들은 사람이 바뀌는 정치보다 지역사회와 시민을 먼저 배려하는 정치문화가 바뀌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철휘 위원장이 인사말 말미에 언급한 파사현정(破邪顯正)은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원칙과 절차, 그리고 포용의 정치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킨 촛불혁명은 원칙과 절차를 무시한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이자 이를 방조한 자유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다. 비록 문 대통령의 인기에 힘입어 포천의 지방선거 결과가 크게 달라졌지만, 파사현정의 지역정치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시민들이 또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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