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을과 인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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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을과 인성교육
  • 김병연
  • 승인 2018.10.2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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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연 시인/수필가

가을은 마무리의 계절이다. 하지만 아직도 편히 쉴 수 있는 겨울이 있다. 그렇다고 마냥 먹고 놀며 쉬는 겨울은 아니다. 예전의 겨울처럼 쉬고 노는 것이 아닌 새로운 봄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올해보다 더 나은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 위하여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겨울이다. 새해의 결실은 준비를 얼마나 충실하게 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가을이다 보니 인생의 결실과 마무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랄까. 왠지 숭고해지고 고민이 늘고 숙연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가을과 인생은 어떤 관계인가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며, 이 가을을 의미 있게 되짚어보고 고민해 본다. 역으로 가을이란 매우 화려하고 온갖 멋을 다 부리는 계절이다. 가을 경치는 최고의 멋쟁이 같다. 가을은 결실과 마무리의 의미도 있지만 화려함과 황금기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가을은 풍성한 시기이다. 인생의 가을은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가을에 비유되는 시기이다. 준비된 인생의 가을을 맞은 사람들은 보람 있고 건강하고 즐거운 여생을 보내는 아름다운 가을이 될 것이고 행복한 말년이 될 것이다.

자연의 가을은 여름에 얼마나 잘 가꾸었느냐에 따라 수확을 하고, 인생의 가을은 얼마만큼 여름을 열정적으로 보냈느냐에 따라 수확을 한다.

아름다운 단풍과 맑은 바람으로 가을의 서정이 하늘 아래 가득하다.

자연이나 인생이나, 가을은 풍성하고 아름답고 살기 좋고 여유롭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일컬어 동방예의지국(東邦禮義之國)이라고 했다. 문헌에 의하면 중국인들이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예의 바른 민족의 나라로 평가한 데 근거한 말이다. 또 중국인들은 우리나라를 해 뜨는 동방의 예의지국으로 일컬어 왔다. 공자도 자신의 평생소원이, 뗏목이라도 타고 조선에 가서 예의를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인들은 예로부터 우리의 민족성을 가리켜 어진 사람(仁人)이니 사양하기를 좋아하여 다투지 아니하고 도둑질하지 않아 문을 잠그는 법이 없으며 여자들은 정숙하고 믿음이 두터우며 음란하지 않다고 하였다.

예로부터 칭송받던 나라가 온통 비리로 얼룩진 비리공화국으로 변한 지 오래다. 초교생부터 고교생에 이르기까지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학교폭력이나 이기심을 잠재우기 위해선 무엇보다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공동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누구든지 나부터 잘해야 된다. 부모의 언행은 자식을 가르치는 인성교육이며, 기성세대의 언행은 청소년을 가르치는 인성교육이다.

부모의 삶이 바르지 못한데 자식이 바르게 자랄 수 없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교육당국도 성적위주로만 학생을 교육하기보다는 인성교육에 치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의 목숨을 파리 목숨 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회로 변해 버렸고 예의는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옛날에는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았고 어른의 말씀을 거역하는 일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세상은 너무도 많이 변했다. 교사에게 마저 폭력을 행사하며 이해나 양보는 찾아볼 수 없고 머릿속엔 상대에 대한 배려는 없고 이기심만 가득하다. 노인을 우습게 아는 사회로 변했고, 점점 사람이 무서워지고 잔혹하게 변해가고 있어 안타까움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인성교육이 절실한 시점이다.

최고의 인성교육은 나부터 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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