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째 독거노인엔 며느리 지역사회엔 봉사자, 일동여성 예비군 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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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째 독거노인엔 며느리 지역사회엔 봉사자, 일동여성 예비군 소대
  • 포천일보
  • 승인 2019.04.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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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동면 여성 예비군 김경자 소대장

초고령화 시대, 독거노인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즈음, 어려운 독거노인의 집을 일일이 방문하여 딸처럼, 며느리처럼 살뜰히 돌보고 있는 자원봉사자의 소식이 전해지며 지역사회에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포천시 일동면 여성 예비군 김경자 소대장(57)과 대원들이다.

일동면 여성 예비군 소대는 지난 2006년 9월에 창설됐다. 현재까지 포천시 유일의 여성 예비군 소대다.

24명의 대원은 주부와 직장인으로 투철한 안보의식과 몸을 사리지 않는 사회봉사로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일동면 여성 예비군이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하다. 참전용사 효 잔치와 같은 굵직한 보훈 행사를 개최하고 군부대 위문으로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킨다.

새벽부터 차를 끓여 훈련 온 예비군을 지원한다. 신병교육대가 이전하기 전에는 부대 생활이 낯선 병사들을 엄마의 마음으로 위로하고 적응을 돕는 일을 했었다.

연세가 많으신 6.25 참전 유공자를 위해 음식을 만들어 대접한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을 위해서는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만든 음식을 나누며 안부를 살핀다.

동네 마트에 유공자를 위한 모금함도 비치했다. 작년에는 모인 성금으로 연탄 1,000장을 구입하여 생활이 어려운 6.25 참전 유공 독거 노인에게 나누어 드렸다.

김경자 소대장과 여성 예비군 대원은 지역사회 봉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 지역 독거노인의 머리를 손질해드리고 병원에도 모시고 간다. 은행 업무를 어려워하시는 노인을 위해서는 은행 업무를 대신 해 드린다. 세탁기가 없는 분들을 위해서는 빨래도 해 드리고 있다.

사람의 정이 그립고, 대화가 그리운 독거노인에게 일동면 여성 예비군 대원들은 딸이고 며느리인 셈이다.

김경자 소대장의 경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독거노인과 1:1결연을 맺어 친정 부모님을 모시듯 살뜰히 챙기고 있다. 생활환경이 열악했지만 비용 때문에 이사가 어렵던 노인을 위해 자비로 보증금을 마련하고 이사를 도왔다. 독거노인의 입주를 꺼리던 집주인을 설득하는 일도 김 소대장이 맡았다. 독거노인을 찾아뵙고 건강상태와 식사여부, 환경과 위생을 꼼꼼하게 살피는 일은 김 소대장에게 있어 당연한 일과가 되었다.

이러한 생활을 해온 지 올해로 21년째, 포천 여성 예비군에 들어와 봉사활동을 한 연수만 헤아려도 13년이다.

지역이 넓어 독거노인을 일일이 찾아뵙고 안부확인을 꾸준히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개인적인 일을 보거나 사적인 모임을 갖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사를 멈출 수 없다. 그 이유에 대하여 김경자 소대장은 ‘봉사를 하면 행복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경자 소대장이 매일같이 봉사활동에 매진하는 데는 모친의 영향이 컸다.

어린 시절, 가진 것이 별로 없던 때였지만 어려운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려 했던 모친의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안타까운 일들도 많았다. 돌보던 독거노인이 어느 날 갑자기 돌아가시자 연락 한번 없던 자녀가 아무런 말도 없이 타 지역에서 장례를 치러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드릴 수 없던 일도 있었다.

추운 겨울, 보일러 고장으로 떨고 계시는 노인을 위해 주위에 도움을 구했더니 난방과 상관없는 도배시공을 하고는 실적을 위해 사진촬영을 하는 일부 봉사기관에 답답함을 느낀 적도 있었다.

김경자 소대장은 “어르신의 마음을 알아드리고 실제로 필요한 것을 도와드리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면서 “국가지원으로 시설 좋은 경로당이 많이 생겼지만 정말 어려운 분들은 그곳에 가시지도 못한다, 독거노인들이 추위 걱정 없이, 외롭지 않도록 함께 사실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포천시 일동면 여성 예비군 활동에 관심이 있거나 자세한 정보가 필요한 경우, 일동면 예비군 면대(☎ 538-2929)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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