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는 스스로 자신의 둥지는 틀지 않고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
문제는 둥지의 주인의 알보다 뻐꾸기 알이 먼저 부화한다는 것이다. 먼저 부화한 뻐꾸기 새끼가 나중에 부화한 주인 알과 새끼를 밖으로 떨어뜨리고 둥지를 독차지한다.
우리나라에는 남의 둥지를 차지한 뻐꾸기 정치인들이 많다. 이들은 선거판이 벌어지면 정치적 둥지를 쉽게 바꾼다. 조금 유리하다 싶으면 자신이 속했던 정당마저도 내팽개치기 일쑤다.
이러다보니 옮겨간 정당에서도 갈등과 반목은 일상화되고, 정통성을 지켰던 인사들의 기회마저도 물거품으로 만든다. 게다가 이런 정치인일수록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다.
이런 현상은 유독 포천 지역정치권이 심하다. 대표적으로는 현재 민주당 포천 정치인이 그렇다. 대표적으로는 현 박윤국 지역위원장 직무대리가 그렇고 이철휘 전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을 추종하는 세력은 또한 두말할 필요도 없다. 기존 민주당을 지켜온 인사들은 대부분 떠나거나 자취를 감췄다.
박윤국은 포천에서 군의원과 도의원, 포천시장, 국회의원 출마, 다시 포천시장을 지냈다. 지난해 포천시장 낙선 후 내년 국회의원 출마가 유력하다. 그는 지역정치권에서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력이 화려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이 60대 후반에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 한다. 그는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많은 정당을 옮겨 다녔다. 한나라당과 자민련, 무소속, 민주당 등으로 당적을 바꿨다.
지역위원장 선임을 놓고 그동안 정치적 동지였던 이철휘 전 지역위원장과 갈등과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로가 할 말이 너무 많다. 하지만 그들의 다툼은 정치적 주인 민주당원에게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박윤국은 이철휘가 지역위원장을 사퇴했다가 다시 하겠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이철휘 생각은 다르다. 자신이 사퇴한 건 박윤국의 포천시장선거 패배가 직접적인 원인인데, 그 당사자인 박윤국이 위원장을 맡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한다. 박윤국은 자신의 둥지를 빼앗으려는 뻐꾸기라는 얘기다.
어떤 당적을 가지고 무슨 선거에 출마하든 제한이 없다. 그리고 그들의 자유다. 하지만 최소한의 도리와 양심은 지켜야 하지 않겠나 싶다. 뻐꾸기 정치인은 모르겠지만, 시민들은 모두 안다. 정치인은 자신의 몸에 생중계 CCTV를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언행이 감춰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누군가 항상 지켜보고 전달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