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있는 인문시민 장자마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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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있는 인문시민 장자마을 사람들!
  • 포천일보
  • 승인 2023.03.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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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숙(대진대학교 휴먼케어평생교육학과 교수)
송성숙(대진대학교 휴먼케어평생교육학과 교수)

포천시는 민선8기 “품격있는 인문도시” 구현을 시정방향으로 선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행보를 단행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인문도시는 소위 문, 사, 철로 대표되는 문학, 사학(역사학), 철학을 기본으로 하는 ‘어렵고도 먼’, 내 삶과는 무관한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에 필자는 인문은 자연에 아로새긴 인간의 무늬로 인문학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태도를 변화시키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들의 삶을 바꾸는 중요한 기제임을 공유하고 싶어졌다.

이에 인문학 대중화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연구재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인문도시 지원 사업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제시되고 있는 경상북도 칠곡군은 할머니들이 문해교육에 참여한 결과물을 시집으로 발간하였으며, 할머니들의 삶을 <칠곡 가시나들>이라는 영화로 제작하였고 할머니들의 글씨체는 <칠곡 할매 글꼴>로 개발되어 지역의 포스터 및 플랜카드에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삶이 곧 인문이 되는 생활 속 시민들의 이야기는 멀리 칠곡군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 포천시에도 무궁무진하다. 이에 포천일보에서 허락해준 귀한 지면을 빌려 품격있는 포천의 인문시민들의 이야기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인문시민들의 이야기는 신북면 신평3리 장자마을 사람들이다. 장자마을은 과거 한센병을 앓았던 주민들의 정착마을로, 병력자라는 세상의 편견 때문에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다가 2010년 경기행복학습마을로 선정되면서 다양한 평생학습을 만나게 되었다. 장자마을 할머니들은 한글을 배우며 세상을 향한 소통의 발걸음을 내딛었고, 2014년 그동안의 삶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장자마을 행복이야기 – 아직 꿈 꿀 시간은 많다.”라는 시화집을 발간하였다.

또한 2021년에는 여섯 할머니들 삶의 순간들이 이야기와 그림이 되어 “할머니와 이야기 보자기”라는 내 인생의 그림책이 탄생되었다. 여섯 할머니의 삶과 인생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는 그림책에서 파란 보자기 이춘자 할머니는 성실함의 가르침을, 검정 보자기 조길자 할머니는 지치고 힘든 시간들의 위로를, 빨간 보자기 심춘도 할머니는 희망을 깨워주시고, 초록 보자기 최월례 할머니는 사람내음 가득한 행복의 향기를, 노란 보자기 정영자 할머니는 배움이란 희망의 불씨를, 하얀 보자기 이상숙 할머니는 학습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행복을 통해 참 가르침과 따스한 울림을 준다.

그리고 장자마을 사람들은 포천의 인문자산들을 직접 그리고 소개글을 첨부해 “우리들의 2023년-포천이야기”라는 탁상달력을 만들어 배포하였다. 달력에는 12개의 인문자산이 수록되었는데 포천 시목(市木) 직두리 부부송, 한탄강 지질공원센터, 아트밸리 천주호,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바람길 등이다. 장자마을 사람들의 인문학적 앎을 넘어 실천하는 삶의 모색은, 생활 속의 삶이 곧 인문이 되는 품격있는 인문시민의 전형으로 이들이 곧 포천시의 훌륭한 인문자산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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