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이 행사 천국이냐”…포천시, 축제 행사 예산만 48억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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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이 행사 천국이냐”…포천시, 축제 행사 예산만 48억 지출
  • 포천일보
  • 승인 2023.10.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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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자체 36건에 27억, 민간보조 105건에 21억 2600만 원
하루에만 2-3건에서 많게는 7-7건까지 개최

축제 형식 뻔한 스토리에 프로그램도 판박이
지역경제 활성화 실종 혈세 낭비 비판 증폭

“선출직 일은 언제하냐?…행사용이냐” 비아냥도 제기
포천시 전체 축제 행사 건수 예산도 파악 못해

“포천시에 무슨 돈이 그렇게 많냐? 축제와 행사를 왜 그렇게 많이 하냐? 초청하니 안 갈 수도 없고 도대체 일을 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단체장은 “9월과 10월 가을철 축제와 행사 때문에 아무 일도 못 한다. 주말과 휴일도 없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포천일보가 포천시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받은 자료에 의하면 포천시는 2023년 한 해 동안 축제와 행사 비용으로만 141건에 48억1500만 원을 썼다.

포천시(위수탁 포함)가 개최한 축제와 행사는 36건에 소요 예산 26억 8900만 원을 쏟아부었다. 또한 민간단체 행사와 축제 지원 예산으로, 105건에 21억 2600만 원을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자체 개최 16건에 18억 900만 원이 증가했고, 민간단체 보조도 16건이 증가해 5억 8400만 원 등 총 32건에 23억 9300만 원을 더 썼다. 이 정도면 가히 포천시가 행사와 축제 공화국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 “포천시가 무슨 축제 공화국이냐”

포천시는 지난 10월 8일 시민의 날 행사비로 2억9880만 원과 TV조선 노래하는 대한민국 공개녹화 1억6740만 원, 복싱대회 9천만 원, 인문학숲축제 5천만 원, 식품안전의 날 2천만 원, 기타 710만 원 등 하루에만 총 7억 원을 퍼부었다.

또 산정호수억새꽃 축제에 2억6천만 원, 농축산물 축제에 1억 4천만 원, 민간보조사업으로 개성인삼축제 1억5900만 원, 솔모루 하모니 대축제 1억3천만 원, 한우축제 5천만 원, 홀스타인 경진대회 4천만 원, 농업인의 날 5천만 원 등을 지출했다.

이처럼 엄청난 예산을 들린 후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A씨(신읍동)는 “이렇게까지 많은 돈을 썼는지 몰랐다. 효과는 찾아 볼 수 없고 너무 많은 혈세만 낭비한다”며 “민간 주최 행사와 축제에 왜 그렇게 엄청난 돈을 주는지는 모르겠다. 해도 너무들 한다”고 지적했다.

◇ 10월 한 달에만 36건의 행사와 축제

포천일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9월에만 21건의 체육행사와 농축산물 축제가 개최됐다. 10월에는 모두 36건의 행사와 축제가 개최되는 등 일일 평균 1건 이상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명분으로 수많은 축제와 행사를 개최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효과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포천을 대표하는 축제로 산정호수 억새꽃 축제와 백운계곡 동장군 축제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소모성 지출이라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매년 시 자체 행사와 민간행사 보조금을 늘려가고 있다. 선거 때 표심 때문에 거절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다.

이러다 보니 9월과 10월에는 포천시 자체 축제 행사와 민간행사가 겹치는 경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적게는 3∼4건에서 많게는 7∼8건까지 개최됐다. 이곳저곳을 뛰어다녀야 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진다.

◇ “선출직이 행사용이냐” 비아냥 비판

수많은 축제와 행사에도 지역경제 효과가 있었다는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다. 축제의 형식은 너무 뻔하고 프로그램도 판박이다.

내빈 소개, 축사, 정치인 기념사에 이어 초청가수 공연, 장기자랑 등으로 이루어졌다. 특색있는 축제나 행사를 기획하거나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민간단체가 요구하면 거절하지 못하고 지원하는 것도 문제다.

무사안일한 행정과 무조건 받고 보자는 민간단체 보조금 신청이 빚어낸 결과다. 그런데도 포천시나 민간단체는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다. 여기에 포천시의회 예산심의에서도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 선거를 의식하여 민간보조 축제와 행사경비를 삭감하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 통폐합에 민간단체 지원도 최소화 해야

서과석 의장은 “하루에도 여러 곳을 다니다 보니 일할 시간이 없다”며 “중복성 행사와 축제는 과감히 통폐합해야 한다고 시장에게 말했는데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의원이나 도의원을 제대로 일하라고 선출해 준 것인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죽했으면 선출직이 행사용이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말이 나온다. 시장과 시도의원, 각종 단체장은 행사와 축제 현장에 가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한다. 그러다 보니 선출직으로 해야 할 일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상황이 이런데도 포천시는 축제와 행사 건수가 얼마나 되는지 혹은 전체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과감한 수술이 필요하다. 연간 축제와 행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유사 중복성 행사와 축제는 과감히 통폐합하고, 꼭 필요한 축제는 브랜드화해야 한다. 여기에 민간단체 보조금도 최소한으로 줄이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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