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민·관·군으로 구성된 ‘6군단 부지 반환을 위한 상생협의체’ 제4차 회의에서 6군단 부지를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포천시에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반세기 넘게 시의 중심부를 군에게 내줬던 지난날의 설움이 해소되는 역사적인 사건으로서 이번 결정에 대해 그 누구보다 격하게 환영하는 바이다.
물론, 부지 반환 결정에 따라 향후 시에 주어진 과제 역시 만만치 않다. ‘기부 대 양여’ 방식에 필요한 약 2,000억 원이 넘는 사업비, 그리고 개발에 나설 기업을 유치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이 부지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마스터플랜(Master plan)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백영현 시장은 이 부지에 ‘기회발전특구’가 유치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실제 기회발전특구가 가능할지, 진정 포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방안인지는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것은 어렵게 반환받은 이 부지는 오로지 시민을 위해 활용해야 하는 것이지 시장 개인의 정치적 공적을 쌓기 위한 장소로 활용되면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지난 26일 백 시장의 입장문을 보면 부지 반환에 대한 시장의 시각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마치 부지 반환 과정에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본인의 치적으로 삼으려 하는 것은 아닌가 강한 의심이 든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은 의장과 시 공직자, 국회의원뿐이고, 입장문 내용 역시 그간 부지 반환을 위해 노력한 주역(主役)들의 노고는 한 줄도 들어있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6군단 부지 반환의 진정한 주역은 백영현 시장도, 지역 정치인도 아닌 포천 시민이다. 백 시장은 본인이 시장도 되기 전인 2021년 12월 겨울 1개월간 이른 아침에 수많은 포천시민과 단체들이 엄동설한(嚴冬雪寒)에 거리로 나와 6군단 부지 반환을 외친 역사적 사실을 간과했다.
특히, 이러한 시민들의 외침을 바탕으로 당시 시장이었던 박윤국 시장, 그리고 이철휘 전 민주당지역위원장이 국무총리 면담을 성사시키며, 민·관·군 상생협의체 구성을 제안했고, 결국 이렇게 구성된 상생협의체를 통해 부지 반환이 결정된 사실 역시 명확한 팩트(Fact)임에도 이 역시 간과했다.
백 시장 역시 상생협의체에 대해서는 기초지방자치단체로서는 이례적이라 평가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이런 이례적인 상생협의체 구성을 성사시킨 사람들의 공로 역시 인정받아야 함에도 이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 뿐만인가 포천시의회에서는 2022년 10월부터 올해 12월 31일까지 430일간 6군단 부지 반환 특별위원회 활동을 통해 6군단 부지 반환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범시민 운동을 전개했으며, 상생협의체에 적극 참석해 부지 반환에 대한 시민의 목소리를 국방부에 가감 없이 전달하는 등 실질적인 부지 반환 활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런 내용 단 하나도 백 시장의 입장문에는 담겨있지 않았다. 이러니 백 시장이 ‘다 된 밥에 숟가락만 얹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6군단 부지 반환 성과에 대해 정치권이 논공행상(論功行賞)을 벌이자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6군단 부지 반환을 위한 오랜 과정 속에는 백 시장의 노고 이전 수많은 포천 시민, 그리고 지역 발전을 위해 초당적으로 나선 많은 이들의 노고가 있었다는 것 역시 우리는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6군단 부지 반환은 이제 본 궤도에 올랐을 뿐이고, 반환 과정에서 산적한 많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숨은 주역들은 묵묵히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 할 것이다. 이런 분들의 숨은 노고를 간과하면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