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엉망이에요. 생명 위협 느껴요”…환경미화원 근무 환경 개선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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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엉망이에요. 생명 위협 느껴요”…환경미화원 근무 환경 개선 호소
  • 포천일보
  • 승인 2024.01.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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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최저가 입찰로 신규 청소대행 업체 선정
엄동설한 차량 발판에 매달려 이동, 샤워장 탈의실도 없어

손세화 의원, “예견된 사항 끊임없이 문제 제기했는데도 묵살”
포천시, 시행착오 인정…“최대한 빠르게 개선토록 할 것”
환경미화원이 음식물쓰레기 수거 차량에 올라 타 위태롭게 더 많은 음식물쓰레기를 싣기 위해 도구를 이용해 음식물쓰레기를 넓게 펴고 있다.(사진=환경미화원 제공)
환경미화원이 음식물쓰레기 수거 차량에 올라 타 위태롭게 더 많은 음식물쓰레기를 싣기 위해 도구를 이용해 음식물쓰레기를 넓게 펴고 있다.(사진=환경미화원 제공)

 

“추운 겨울 새벽에 청소차량 뒤 발판에 타고 이동하다 보면 정말 생명의 위협을 느낍니다. 정말 이게 뭐냐 하는 생각도 들고요. 진짜 엉망이에요.”

청소대행업체에 근무하는 한 환경미화원 A씨는 “올해 바뀐 청소대행업체가 차량과 장비를 제대로 구입하지 않았다”며 근무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며 이같이 제보했다.

청소대행업체에서 15년 근무했다는 A씨에 따르면 환경미화원은 청소차 발판에 매달려 이동해야 하고,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에는 리프트가 설치되지 않아 미화원이 차량에 올라가 작업을 해야 한다. 게다가 연탄재를 수거하는 차량도 없다.

청소차 뒤 발판 설치는 불법이고, 환경미화원의 생명을 위협한다. 게다가 청소대행업체가 바뀌면서 환경미화원 근무 환경 개선은커녕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는 제보다.

포천시는 기존 청소대행업체의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해 12월 입찰을 진행, 신규 청소대행업체를 선정하고 올 1월 1일부터 생활쓰레기 수거토록 했다. 신규 3곳과 변경 1곳 등 총 4개 업체가 포천시 4개 권역 생활쓰레기 수거를 담당하도록 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기존 업체보다 더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현장 근로자 입장에서 최악이라는 지적이다. 노후화된 중고차량에 설치된 불법 발판 탑승 이동, 샤워장 및 탈의실 미설치, 근로자 휴게실 미비, 직원 복지 급여 문제 등은 오히려 퇴보했다.

A씨는 “다른 업체가 사용하다가 버린 청소 차량을 구입해 사용한다는 게 말이나 되냐?”며 “근로 조건이 6-7년 전으로 회귀했다. 진짜 엉망이고 최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9일과 10일 민원 현장을 방문한 손세화 시의원은 "최저가 낙찰을 할 경우 각종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포천시가 충분히 대비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9일과 10일 민원 현장을 방문한 손세화 시의원은 "최저가 낙찰을 할 경우 각종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포천시가 충분히 대비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비판했다.

 

손세화 포천시의원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지난 9일부터 2일간 청소대행 업체 4곳을 방문, 청소대행업체 운영실태 등을 점검하고 환경미화원과 대행업체 대표, 포천시 관계자 등을 면담했다.

손 의원은 청소대행 업체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음식물 쓰레기 상차에 필요한 전용 차량 미구입, 미화원의 복지포인트, 공공용 쓰레기봉투 쓰레기 과다, 근무형식 차량 대수와 실제 운영 차량 대수 불일치, 현실과 맞지 않은 과업지시서, 연탄재 수거차량 미구입 등이다.

손세화 의원은 “최저가 입찰에 따른 문제점을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포천시가 충분히 준비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면서 “청소업체 선정 전부터 제기되었던 여러 민원을 포천시장이 안일하게 대처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포천시가 업체에 차량대수만 이야기 해 비효율적인 근무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진짜 필요한 부분을 매번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찰률이 서류상으로만 평가되었고 심사평가시 심사위원들에게 공유되지 않았다”며 “부작용 발생에 대비, 선정업체의 대안을 평가하지 못한 게 청소노동자의 임금 및 복지혜택 저하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포천시 관계자는 “입찰을 하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업체변경과 청소권역 변경에 따른 환경미화원의 고충이 많을 것”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에 지적된 문제점들이 해소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후 차량 교체와 음식물 차량 신차 구입 등은 1월과 2월, 샤워장 및 탈의실 건축 등을 대행업체 대표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실제 운영해 보니 낙찰율이 너무 낮으면 미화원이 피해를 본다”며 “내년 연말 입찰시에는 노후차량 규제와 포천시 현실에 맞는 차량 구입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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