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성경의 ‘세상을 지배하고 다스려라’는 진정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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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성경의 ‘세상을 지배하고 다스려라’는 진정한 의미
  • 포천일보
  • 승인 2024.03.25 10: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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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성당 평신도협의회장 홍영식 사도요한
포천성당 평신도협의회장 홍영식 사도요한

저는 신앙을 얻고 성경을 처음 접하면서부터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창세기 1:28) 하신 하느님 말씀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묵상하곤 했습니다. 지배와 다스림에 대한 의미가 세상사를 겪으며 살게 되는 저에게 무겁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정치 지도자의 성향에 따라 너무 다른 정책이 펼쳐지는 극단적 사회를 살아가며 신앙에 의한 신념과 정책을 대하는 국민으로서의 역할에 서로 반목하게 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과연 나는 어떻게 사는 것이 기독 신앙을 가진 국민으로서 잘사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배하고 다스려라’ 며 주신 이 지구와 온갖 생물은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 인간(현재와 미래의 모든)의 것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그 권한은 어디까지일까요?
주어진 힘을 제한 없이 휘두르다 지구를 망가뜨리게 되었으니 잘 다스리지는 못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올바른 지도력으로 지구를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예수님의 말씀을 새겨보면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창조 정신에 그 관리 방법도 들어있을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정의와 공정을 사랑하시는 주님께서는 '작거나 크거나 다 그분께서 만드셨고 모두 똑같이 생각해 주신다.' (지혜서 6,7) 는 말씀과 지극히 낮은 곳, 약한 자, 어려움 속에 있는 사람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시듯, 말씀 속에서 온갖 만물을 사랑하고 보호함으로써 돌보아야 한다고 하셨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기후재난 소식이 끊이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발표하신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하느님이 주신 돌봄을 행하는 실천적 지침일 것입니다. 이 회칙에서 교황님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면서 '통합발전'과 '통합생태' 비전을 제시하셨습니다.

인간이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며 끝없는 산업활동과 전쟁 때문에 생태 질서가 무너지게 되었음을 지적하시며 생태 모두가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그렇게 해야 ‘공동의 집’ 지구를 지킬 수 있다고 말이죠.

결국 인간의 욕심이 균형을 깨뜨려 현재의 기후재난을 초래했다고 진단하신 것입니다.

기후학자들도 교황님의 의견과 다르지 않습니다. 자연적으로 생명을 다해 묻힌 탄소(석탄, 석유 등)를 파내어 무분별하게 사용하게 되니 지구상에 탄소가 과다해졌으며 그로 인한 온실효과는 해류와 기류의 흐름을 바꿔놓고 여름에 눈이 오거나 겨울에 비가 오는 등 기후변화가 심해지고 급기야 위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그럼으로 지옥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재난이 빈발하는 시대에 우리에게 ‘지배와 다스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는 석탄발전소 반대 운동부터 시작하여 '기후위기포천시민행동' 활동을 통해 기후위기의 가속화를 멈추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을 이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탄소가 과다해져서 기후위기를 초래했으니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는 것이죠.

알게 된 것을 실천하는 것이 신앙인의 기본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실천으로 시민들과 함께 '포천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을 만들어 에너지의 전환을 꾀하고 각종 탄소중립 캠페인에 더해 최근에는 '나는 기후유권자입니다'라는 캠페인으로 위정자들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법안을 만들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지만 경제에 구속되어 온 사정을 보면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어렵다면 에너지 생산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될 것입니다. 따라서 햇빛조합활동을 하는 것과 조합에 가입하는 것은 탄소중립에 일조하며 에너지의 전환을 이룰수 있는 실천적 행동입니다.

머리로 알기만 하고 실천은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집, 지구는 누가 지키겠습니까?
다스림과 지배는 주님께서 주신 권한이며 지구생태를 돌보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권한에 수반되는 우리의 의무입니다.

오묘한 섭리로 탄생된 지구를 탐욕의 대상으로 삼아, 파괴시켜 회복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주님의 뜻이 아닐 것은 확실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배우고 알게 하여 ‘공동의 집’ 지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순시기를 지내며 더욱 다가오는 말씀, ‘지배하고 다스려라.’라는 하느님 말씀의 본질이 '세상만물을 돌보아라'라는 뜻임을 잊지말고 '돌봄'의 의미를 한 번 더 묵상해 보면서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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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독교 2024-03-25 14:32:29
니들이 신을 이용해서 돈이나 밝힐줄 알지 돌봄이란 의미를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