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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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만들기
  • 조은교 군내파출소 경장
  • 승인 2016.04.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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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은교 군내파출소 경장

2011년 9월 개봉한 영화 도가니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라는 충격적인 실화소재로 화제가 되었다.

당시 이 영화를 서울의 한 극장에서 관람한 여성들은 극장 안에서 남성들끼리 하는 대화에 적지 않게 언짢은 기색을 보였다. “초등학생하고 그게 가능해?” 가 그들의 대화주제로 남성들은 아동성폭행 장면에서 “폭력”이 아니라 “성행위”에 시선을 두었다. 20대 초반에 남성들의 대화에서 우리나라의 성교육의 암담한 현실을 엿볼 수 있다.

성년의 남성들이 인간의 생식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3세 미만의 아동이 성폭행을 당하면 성기 손상 뿐 아니라 내장파열까지 이어질 수 있다. 폭행으로 인해 성기가 파손되면서 항문과 이어지는 살이 찢겨 대장이 드러나 파열되는 것이다. 만일 가정이나 학교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은 성인이라면 그 장면에서 그들은 아이들에 대한 잔인한 폭행에 치를 떨며 분노했어야 하지 않을까?

이미 상당수 선진국에서는 성교육이 4세의 어린 아이부터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학교보다 더 적극적으로 성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관해 책임을 진다. 학교에서는 정규 교육과정에서 성교육의 비중이나 내용에 큰 차이가 없다. 저학년 때부터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토론과 참여 수업을 하고 성폭력 안전지도를 학부모와 학생이 직접 제작해 보는 등 일상적으로 교육함으로써 성을 은밀하게 탐닉할 대상이 아닌 일상생활의 평범한 한 부분으로 여기도록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떠한가 묻고 싶다.

가정에서는 성에 관하여 쉬쉬하고 내 아이만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면 된다는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며 학교에서는 형식적인 성교육에 그치고 있지는 않은가?

성폭력은 사회의 어느 한 부분의 노력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가정과 학교 사회 그리고 사법기관이 모두 하나가 되어 노력해야할 과제인 것이다. 사회에서는 좀 더 성폭력예방을 위한 간담회나 토론회를 활성화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하며 지자체는 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여야 한다. 또한 사법기관은 성폭력 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이와 같은 범죄가 발생치 않도록 안전망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 이제 우리 모두 성폭력 범죄로부터 방관자적인 태도를 버리고 책임을 다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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