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주비는 철원부사를 지낸 동강(東岡)이 쓴 게 아니라 경기 관찰사를 지낸 조상우라는 분으로 밝혀졌습니다.”
8일 백로주비 제막식에서 박낙영 백로주비 건립 추진위원장이 밝힌 내용이다. 백로주는 금강산을 오가는 조선시대 시인과 묵객들이 잠시 쉬어가면서 수많은 시들을 바위에 새겨 놓았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우암 송시열과 용주 조경, 백주 이명한, 감호 양만고 등 당대 유명한 선비들이었다.
현존 바위에 새겨진 백로주비는 317년전 조선 숙종 때 경기관찰사를 지낸 동강 조상우 선생이 새겨 놓은 글씨다. 그런데 20여년전 포천문화원이 발간한 <포천 금석문대관>에는 철원부사를 지낸 동강이라는 호를 쓴 사람이라고 되어있다.
이처럼 잘못된 문헌을 바로잡기 위해 백로주비 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되었고, 영중면 거사리 주민들이 마을기금 1000여만원을 들여 8일 제막식을 가졌다.
박낙영 추진위원장은 “제막식을 하면서도 비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아직 학술적으로 인정받지 못해서였다”면서 “추후 안내문을 만들 때는 새롭게 고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옛 어른들의 가르침과 풍류가 깃든 영평 8경을 보전하지는 못할 망정 석탄발전소를 세워 훼손에 앞장서고 있다며 포천시를 비난했다. 또 백로주 오염 원인이 신평공단에서 흘러나온 폐수와 매연이 주범인데, 이곳에 석탄발전소를 건설하고 금화봉에 채석장을 만들어 애기바위 전설 흔적조차 없어지게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백로주 설통 바위에는 면암 최익현 선생과 용서 유기일 선생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는 게 추진위원회측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제막식에는 백로주비 건립을 추진해 온 거사리 마을주민과 이우형 향토문화연구가, 백림 이병찬 선생이 자리를 함께 했다. 또 양윤택 포천문화원장과 문화계 인사, 전현직 지역정치인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