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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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대안될 수 있을까? (26)
  • 이정식
  • 승인 2017.11.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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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이런 우려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게 되는데, 그리스의 뒤를 이어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의 국가경제 상황이 풍전등화와 같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처음 시작은 그리스라는 한나라의 정책 실패가 가져온 단순한 지역적 문제로 여겨졌지만, 그 불씨가 다른 나라로 옮겨 가는 형국으로 발전하면서 결국 유럽연합의 다른 국가들은 물론 IMF까지 나서서 그리스에 구제 금융을 지원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그리스에 투입된 자금은 약 3,300억 유로, 한화로는 413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리스의 경제 상황은 경제 위기가 오기 전의 1/4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실업자는 2.5배가 늘어난 90만 명 이상이며, 국가 부채는 나날이 늘어 이 빚을 다 갚으려면 그리스 전 국민이 아무것도 쓰지 않고, 먹지 않으면서 2년 가까이 돈을 모아야 할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 되어 버렸다. 

즉 그리스는 국가파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그리스의 경제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아 돈을 빌려준 나라나 유럽중앙은행, IMF 등이 그리스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해도 전체 유럽 경제의 위기로까지는 치닫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스 사태를 바라보는 경제학자들과 관리들의 심경은 무척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가진 한계점을 드러낸 것은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자본주의가 경제체제 진화의 정점에 이르렀으며 이제 쇠락의 길로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말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경제시스템은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되고 발전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 역시 그런 믿음을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는 신뢰보다는 정보와 규모의 경제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930년대 대공황 때도 그랬고, 오일쇼크와 금융위기 등 여러 경제 위기가 있었지만 전 세계는 그런 위기를 통해 교훈을 얻지는 못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신뢰가 무너진 자리에는 또 다시 일반 서민들의 세금으로 시스템이 복구되고 만들어지곤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까? 신뢰를 깨트린 사람들은 피해를 보지 않고 믿음을 가진 서민들과 선의의 참여자들은 큰 피해를 거듭해서 보게 된다면 과연 그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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